곤 사토시의 2001년작 극장용 애니메이션이다. 애니메이션의 재미와 주제도 좋지만 일본 영화사의 한 줄기를 보는 것과 같은 시대적 나열이 인상깊었던 작품이다. 그리고 캐릭터가 일본 상업적인 애니의 기본틀인 미소녀풍이 아니라 사실주의적 표현이라는 점에서 좋았다.
영화는 유명 여배우가 인생을 회고하는 것으로 한 여자가 잠깐의 만남으로 사랑하게 된 남자를 평생 그리워하고 찾는 내용이다. 그 과정을 자신이 연기했던 영화와 연결되어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는 데 애니속에서 전란속의 공주, 기생, 의무병, 우주선 조종사등이 되어도 한결같이 한 남자를 찾는 연기를 한다. 그러면서 40년대부터 70년대까지의 일본 역사의 흐름을 영화의 흐름에 따라 서사적으로 표현했다.
이 애니에서 중요한 아이템은 열쇠이다. 남자가 남기고 간 것으로 소중한 것을 열 수 있는 열쇠이다. 단지 상자를 여는 도구로서의 열쇠가 아닌 “소중한 것” 자체의 의미를 지닌 열쇠로 등장하는 데 그 소중한 것이란 사랑, 추억, 인생, 그리움, 만남등 여러 의미를 내포할 수 있다.
사랑이라는 감정과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의 감정을 조용하게 그려낸 애니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