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의 수 많은 작품 중에서 가장 유머를 담고 있으면서 가슴 따뜻한 애니메이션을 꼽으라고 하면 이 작품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작품은 기존의 반전, 사랑, 자연환경보호 등 자신들의 독창적인 스토리를 만들어서 제작하던 지브리의 작품 중에서 특이하게 외부에서 설정을 가지고 와서 제작한 작품이기도 하다.
아사히 신문에 4컷 만화로 연재중인 이시이 히사이치의 동명의 작품을 지브리가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였다는 것은 일견 특이하게 보일 정도이다. 하지만 감독을 맡은 타카하다 이사오의 일본적이면서 감동적인 애니메이션을 그려내고자 하였던 성향을 생각해 본다면 긍정이 되는 부분이다.
원작의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지브리의 그림풍과는 전혀 다른 신문 만화풍의 작품으로 만들어졌으며 파스텔풍의 옅은 색상과 간결한 색상만으로 채색을 하여 메이져 회사의 작품이라기 보다는 인디의 작품으로 보일 정도로 신선한 면도 보여준다.
최근의 역사왜곡과 영토 분쟁으로 한일간의 냉전 상태가 지속되고 있지만 이 애니메이션을 보다보면 일본의 가정과 한국의 가정이 많이 닮았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같은 인간들이 사는 세상의 알콩달콩한 이야기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할머니와 아버지, 어머니, 야마다, 그리고 여동생 노노코까지 5명의 가족이 그려내는 일상 생활의 사소한 재미들을 가슴 따뜻하게 보여준다. 결혼의 의미, 가족의 의미를 말하는 영화의 초반은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잘 표현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전체적으로 20여개의 에피소드들을 옴니버스식으로 이어가면서 보여주는 데 백화점에서 노노코를 잃어버려 되찾는 과정이라든가, 술 먹고 늦게 들어온 아버지의 주정, 식탁앞에서 잔소리하는 아버지 등 생활 속에서 겪는 이야기를 세심하게 표현하여 재미를 준다.
대화가 단절되어 삭막하게 그려질 수 있는 현대 가족의 관계를 세심히 묘사한 야마다네 가족이야기는 나도 겪었던 이야기일 수도 있고 앞으로 겪을 수도 있는 이야기라는 것으로 감정이입이 되어 아직은 가족이 삭막한 사막은 아니구나, 아직은 따뜻한 공간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해 준다. 또한 일본 가족의 이야기도 한국과 다른 게 없다는 것이 재미있는 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