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 피터 잭슨
– 출연 : 일라이저 우드, 이안 맥켈런, 리브 타일러, 비고 모텐슨, 숀 애스틴
– 제작 : 뉴질랜드, 미국, 2003
– 장르 : 판타지, 모험, 액션, 전쟁
3년의 긴 장정이 끝났다. 물론 영화를 만든 피터 잭슨과 연기자등의 관련한 사람들은 5년이상의 노력을 했을 것이다. 처음 이 영화가 개봉할 당시가 기억이 난다. 그 무렵에는 내가 판타지 소설을 읽지 않던 시기였다. 90년대 말에는 PC통신에 올라오는 각종 판타지 소설을 다 읽었지만 국내 판타지 소설이 매너리즘에 빠져서 진부해져인지 읽는 것을 중단하였다.
이 시기에는 아직 “반지의 제왕” 원작을 읽지 않았다. 정확히는 읽다가 포기했다. 왜냐하면 판타지 장르에 식상했고 국내의 액션판타지에 맛들인 내 정서에 맞지 않아서였을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의 1편이 개봉할 당시 흥분했었는 지 모른다. 왜냐하면 읽다 포기했지만 보고 싶은 명작이 책이 아닌 화면으로 보게 되었으니까.
어쩔 수 없는 비디오세대다. 누군가 이 영화의 개봉에 대해 이런 평을 한 적이 있다. 사람들이 이 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톨킨의 방대한 세계관을 책을 보고 이해하고자 하나 읽기에는 힘든 양이고 쉽게 이해되지 않기에 화면으로 뿌려주는 쉬운 정보에 만족하는 것이라고.
가만 생각해보면 맞는 말인거 같다. 나 역시 그랬다. 1편을 본 후 바로 책을 읽었다. 그러고나서야 피터 잭슨 감독과 작가들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했는 지에 자연스럽게 감탄이 나오게 되었다. 원작과 똑같아서가 아니다. 원작을 무난하고 간결하게 표현해서이다. 원작에서 영화로 표현하기에 시간상 지루한 부분은 과감히 삭제하고 난해한 부분은 쉽게 풀어가려는 노력이 대단해서였다.
이번 3편에 와서는 최종판이라는 타이틀답게 많은 노력의 흔적이 보인다. 원작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주얼적인 면에서는 원작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원작의 주제를 표현하는 데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전쟁에 대해 참혹함이나 비정함을 느꼈는가? 아닐 것이다.
2편에서는 어린아이, 노인도 전쟁에 참가해야 하는 실정에 대한 괴로움과 동굴에 숨겨둔 백성들의 공포와 군인들의 긴장된 모습을 보여주면 약간이나마 전쟁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었지만 3편에서는 오락적인 면이 강해보였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 승리의 감정은 있었지만 죽은 자들에 대한 애도가 있었나 싶다. 원작에서는 전쟁의 피폐함과 살아남은 자들의 책임과 죽은 자들의 애도에 대한 내용이 있다. 톨킨이 전쟁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업적 성공에 대한 부담으로 타협하지 않을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었으리라 본다. 영화는 영화나름대로의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위로를 삼는다면 피터 잭슨의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성공으로 이 영화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잘 만든 영화였다.
영화에서 관심있던 배우는 “앤디 서키스”였다. 2편 DVD확장판을 본 사람은 이해가 되겠지만 대단한 연기자라 생각이 된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영화에 등장하게 된 케이스이다. “앤디 서키스”는 원래 골룸의 목소리로만 출연계약을 맺었으나 스스로의 노력으로 원작의 1권에 나오는 스미골의 이야기를 3편 오프닝으로 실제 얼굴로 출연하게 만들었다. 국내에 알려진 배우는 아니다. 내가 본 이 배우의 작품은 “데스워치(Deathwatch)”에서 약간 밥맛없는 병사 역할뿐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스스로의 노력으로 골룸을 단순 CG캐릭터가 아닌 감정을 가진 매력적 캐릭터로 변모시킨 놀라운 배우로 이 영화의 성공에 큰 공로를 했다고 인정해줄 수 있다.
PS : 편집상의 문제로 삭제되었다고 추정되는 장면들이 몇몇 눈에 띄었는 데 그것들은 DVD확장판을 기대해본다. 1편과 2편 확장판DVD도 최소 5번을 봤으니 3편이 나오면 또 다시…
밑의 노래는 영화상에서 유일하게 전쟁의 비정함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아버지의 명으로 파라미르가 출정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노래다. 후반부에 피핀이 노래하는 부분이 상당히 좋은 곡이었다.
OST중에서 “The Steward Of Gondor (Featuring Billy Boy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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