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시미즈 다카시” 감독이 비디오물로 제작한 것이 흥행에 성공해서 비디오용 후속작과 이후 극장용 영화로 2편까지 제작하게 된 이 영화를 헐리우드에 리메이크를 하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감독을 그대로 기용했다는 점이다.
한국 영화를 리메이크하고 있는 작품인 “조폭마누라”나 “시월애”를 보면 원작을 훼손할 정도의 각색을 하는 것과는 비교가 될 정도이다. 그만큼 헐리우드에서 의외로 이 일본 공포영화에 관심을 가진 듯 싶다. 아마도 “링”의 헐리우드 리메이크가 흥행에 성공했다는 것도 작용되었을 것이다.
더욱이 “링”과는 달리 “주온”의 경우 미국에서 촬영한 것이 아닌 일본 내에서 촬영을 하였고 주연 배우 일부를 제외하고는 조연들을 모두 일본인으로 하여 원작을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갈려고 했다. 따라서 원작과 같은 구조의 집과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갔다.
그렇지만 원작의 스토리와 분위기를 이어 갈려고 했다는 것에서 오히려 신선함이 떨어지게 되었다. “링”의 경우 제목에서 연상되어서 인지 전화받는 것에 색다른 공포감을 부여하는 새로운 관점을 준 데 비해 이 영화는 원작의 묘미인 시간의 엊갈림마저 제대로 내세우지 못했다.
집과 관련한 사건들이 시간 진행 구성이 아니라 관객에게 혼동을 줄 만큼 뒤틀려 보여주었던 것이 “주온” 원작의 장점이었는 데 그것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그리고 “끼끼끼…”하는 귀신음이나 배경음으로 인한 공포감도 살리지 못했다. 오로지 산발한 머리속에 빛나는 눈동자만 강조했다.
“뱀파이어 해결사”, “스쿠비 두”의 코믹한 이미지가 강한 “사라 미셀 겔러”가 주연을 맡으므로써 원작의 무방비적 공포감 또한 사라졌다. 왠지 모르게 퇴마 분위기가 연상이 되어서 그랬다. 배우로 인해 헐리우드식 분위기가 알게 모르게 나타난다.
전반적으로는 “링”에 비해 의외로 헐리우드식의 액션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일본 배경과 일본 감독, 배우를 기용했어도 헐리우드 영화로 인식되었고 특히 후속작을 염두에 둔 듯한 엔딩은 역시 헐리우드 영화답다는 생각을 굳혀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