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오브 헤븐(Kingdom Of Heaven) – 더 나은 세상을 만들지 못했다

킹덤 오브 헤븐(Kingdom Of Heaven) – 더 나은 세상을 만들지 못했다


– 감독 : 리들리 스콧
– 출연 : 올랜도 블룸, 에바 그린, 리암 니슨, 제레미 아이언스, 에드워드 노튼
– 제작 : 미국, 스페인, 영국, 2005
– 장르 : 멜로, 드라마, 전쟁, 역사, 로맨스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처음 알았던 것이 작년 가을 쯤이었다. 그 당시 처음 들었던 생각은 왜 이 영화를 만드나였다. 비슷한 시기에 알렉산더라는 영화도 티저 동영상이 공개된 시점으로 대하 역사극이 헐리우드에 유행이구나 하는 생각에서가 아니라 종교적, 역사적, 시기적인 문제 때문이었다.

자세한 영화의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십자군 전쟁을 다루었다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은 헐리우드가 또다시 아랍의 심기를 건드리고 기독교 찬양 영화를 만드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하였다.

비록 리들리 스콧 감독이 비판적인 의식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블랙 호크 다운”에서 보여준 모습은 약간 편파적인 부분이 있었기에 민감한 이슬람교와 기독교의 문제를 다룬 십자군 전쟁을 다룬 이 영화에서 또 다시 기독교에 편파적인 모습을 그려내지 않을까 싶은 우려를 가지게 하였다.

하지만 영화에서 그러한 분쟁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이전과는 달리 편파적이지 않게 한 인물의 중립적인 모습으로 그려내었다. 의도적으로 기독교를 내세우지도 않고 이슬람교를 깍아내리지도 않는 객관적 시각을 다루었다.

오히려 십자군 전쟁을 종교적 원인보다 영토 확장과 재물 때문이라고 내뱉는 평가를 스스로 내리기까지 하는 점과 신에게 버림 받은 인물이 구원받았다고 하는 통속적인 내용도 없는 점에서 종교적 이념에서는 자유로운 표현을 하였다.

그러나 달리 보면 종교적인 부분에서 너무 민감하였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말하지 않았는 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세운 것인 대장장이 출신의 한 영웅의 기사도를 내세우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과정에서 언뜻 보면 “글라디에이터”의 “막시무스”와 “코모두스”를 연상하는 “발리안”과 “기 드 루지앵”의 어설픈 대립 구도를 “올랜도 볼룸”의 1인 영화로 장식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 영웅의 종교를 초월한 이념을 기사도로 장식하였다.

하지만 너무 중립적이고 교과서적이라 할 만한 “올랜도 볼룸”식의 아름다운 영웅을 그려내고자 하였기에 관객의 높아진 의식에 맞는 영웅의 대서사시적 감동은 이끌어내지 못했다. 올랜도 볼룸의 나약한 모습이 아닌 강인한 모습의 변신은 보기 좋았으나 감동을 이끌어내기에는 부족했다는 느낌이다.

결국 종교적 이념의 문제와 전쟁의 스펙터클한 묘사에는 감독의 이름값대로 성공하여 관객에게 재미를 주었으나 인물의 묘사와 감정의 굴곡을 표현하는 데는 평면적인 인물 연출로 인해 관객에게 감동을 주기에는 약간 부족한 점이 아쉬웠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영화속에 나온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라는 대사처럼 전작들보다 더 나은 영화를 만들고자 하였겠지만 “블랙 호크 다운”보다는 객관적인 시점으로 다룬 점에서는 성공하였겠지만 “글라디에이터”보다는 인물간의 갈등과 감정 표현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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