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사용하지 않고 리본 형태로 완벽하게 운동화끈을 묶는 방법이 있을까? 정답은 ‘있다’. 발을 휘휘 내두르기만 하면 저절로 운동화끈이 묶어진다.
자동으로 운동화끈을 묶는 마술 (STS)
최근 SBS 예능 프로그램 ‘신동엽의 있다. 없다’는 이처럼 손을 쓰지 않고 자동으로 운동화끈을 묶는 마술(Self tying shoelace, 일명 STS)을 소개해 화제가 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STS의 원리와 해법 등을 일부 제시함으로써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주머니 속에 연결된 긴 장치를 이용해 운동화끈을 조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이날 방송 측의 결론.
해법을 확실하게 못박지는 않았지만, 설득력 있는 주장이 많은 시청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그러나 방송이 나간 후 마술계의 반발이 거세게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3일부터 현재까지 SBS 홈페이지와 마술 관련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의 글이 꾸준히 올라오며 들썩이고 있다.
특히 STS의 원리를 알고자 유료로 관련 도구 등을 구매한 네티즌들은 허탈한 마음을 적극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STS의 경우 펭귄 매직의 마술사 ‘제이 노블자다’가 만든 스트리트 마술로서, 국내 마술 관련 쇼핑몰에서 2만 5천 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원리만 알면 비교적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마술사들에게 인기있는 아이템이다.
시청자 게시판에서 한 네티즌은 ‘스트리트나 행사를 뛰면서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3류 마술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방송을 보다가 STS 해법이 까발려져 순간 어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벌어진 일이지만, 제작진이 사과문을 올려 최소한의 성의라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아고라’ 청원 게시판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해당 게시물을 올린 ID ‘B_M’은 ‘마술의 해법을 파헤쳐 방송에 공개하는 것은 일류 주방장의 요리비법을 알아내 다른 사람에게 파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방송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다음부터는 심각한 해법 노출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물에서 네티즌들은 ‘마술이 생업인 사람들도 많습니다. 생명과도 같은 비밀은 보장되어야 합니다’, ‘마술에 흥미있는 사람으로서 공감합니다’, ‘마술은 비밀이 생명이죠’, ‘그 마술 만들려고 고생한 사람들 생각은 안 해주고’ 등의 댓글을 남기고 있다. 27일 현재까지 약 100명의 네티즌들이 서명에 동참했다.
디시뉴스 한상미 기자 all4usm@dcinsid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