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인터뷰 기사

경향신문 인터뷰 기사

지난 7월 20일 경향신문 박주연 기자가 전화로 인터뷰가 있었다. 현재 마술 업계에 대해 궁금한 점을 알려달라는… 그 때 전화 인터뷰한 내용의 일부가 기사로 등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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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 : http://newsmaker.khan.co.kr/khnm.html?mode=view&sec_id=116&art_id=5032

[특집]마술사도 ‘스타 만들기’

매니지먼트 등 관련 비즈니스 급성장… 시장규모 100억대 추정

한 오프라인 마술숍에서 만난 고등학교 2학년생 김성준씨. 친구들과 함께 마술재료를 요리조리 살펴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김씨는 “마술에 흥미를 느끼면서 마술도구를 자주 구매한다”며 “인터넷 쇼핑보다는 주로 직접 오프라인 마술숍에 나와 물건을 보고 고른다”고 말했다.

마술인구가 증가하면서 관련 산업도 성장하고 있다. 마술을 가르치는 학원은 물론 각종 마술용품을 판매하는 온·오프라인 마술숍, 마술 카페·레스토랑, 그리고 매니지먼트 사업과 공연사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업계는 국내 마술시장 전체 규모를 100억 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마술극장 한 곳에서만 연간 1000억 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마술 관련 용품 및 공연시장 규모가 수조 원에 달한다.

이에 비하면 아직은 갈길이 먼 게 사실이다. 비즈매직 최병락 대표는 “일본의 경우만 해도 백화점의 90%에 매직숍이 입점해 있다”며 “우리나라는 관련 산업면에서 후발주자로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국내 마술시장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마술숍 100여 곳 성업

국내에서 마술용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은 온·오프라인을 합해 100여 개에 달한다. 이중 온라인광고를 하는 곳만 해도 비즈매직(bizmagic.co.kr), 헬로우매직(hellomagic.com), 마술램프(koreamagic.com), 매직맨(magicman.co.kr), 하이매직(himagic.co.kr), 홍매직(hongmagic.com) 등 20~30개에 이른다.

각종 마술용품을 판매하면서 동영상으로 유료 마술강의 서비스를 병행하는 곳도 있다. 2001년 문을 열어 현재 하루방문자 수가 5000명 정도라고 하는 헬로우매직의 차봉준 과장은 “이은결, 최현우, 루 등 스타 마술사들이 잇따라 배출되면서 마술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졌고 이에 뒤질세라 2003년 이후 마술숍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헬로우매직의 경우 2003년 대비 지난해 매출액이 2배나 증가했고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70%를 이미 달성하는 등 해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매직숍에서는 카드, 동전, 주사위, 링 등 간단한 마술소품부터 일루전마술(illusion magic:사람이 사라지거나 몸이 절단되는 등 착시현상을 활용한 마술)을 위한 대형 도구까지 수백 종의 마술용품이 거래되고 있다. 차 과장은 “2000원짜리 간단한 용품부터 전문 마술사들이 사용하는 200만 원대의 고가 마술용품까지 가격도 천차만별”이라며 “구매자는 중·고생들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들 마술용품은 대부분 수입산이다. 미국, 일본, 태국, 대만, 인도, 멕시코 등에서 들여온다.

동아인제대 마술학과 강형동 학과장은 “마술도구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직접 제작하지 못하고 수입에 의존한다”며 “우리나라도 마술용품을 자체 제작해 수출하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나름대로 학교측에서도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마술사도 이제 오디션을 거쳐 매니지먼트사에 입사해 전문적인 기획과 관리 아래 키워지는 시대가 됐다. 매니지먼트 사업은 마술사를 육성하고 스타 마술사로 성장시켜 이를 통한 부가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한다. 비즈매직의 경우만 해도 이은결, 최현우 등 스타급 마술사를 포함해 15명의 마술사가 활동 중이다. 알렉산더 매직패밀리의 김준호 대표는 “젊고 잘생긴 스타 마술사들이 잇따라 배출되면서 어린 학생들 중에는 마술이 좋아서라기보다는 단순히 스타가 되고 싶은 욕망에 학원문을 두드리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공연 관람료 5만~15만원

이들 스타 마술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마술공연도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들의 이름을 내건 네임 타이틀공연은 물론 크리스마스와 밸런타인 데이·화이트 데이·어린이날·여름방학 등 시즌별 공연, 스테이지·클로즈업·테이블홉 등 각종 공연이 연중 이루어지고 있다. 관람료도 5만 원에서 최고 15만 원으로 여느 대형 오페라나 뮤지컬 공연에 뒤지지 않는다.

지난해 5월에는 데이비드 카퍼필드 초청공연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성황리에 열리기도 했다. 마술올림픽으로 불리는 피즌(FISM)대회 역대 우승자 6명과 한국의 프로 마술사 6명이 한 무대에 서는 ‘월드스타매직쇼’도 오는 9월 1일부터 4일까지 나흘간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개최된다. 세계마술협회(IMS) 한국 대표 정하성씨는 “젓가락문화의 영향인지 한국인들은 손재주가 좋아 트릭이 중요한 마술 분야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며 “해외 최고 수준의 마술사들과 국내 프로 마술사들이 한 무대에서 겨룸으로써 국내 프로 마술사들의 실력이 세계 수준에 결코 뒤지지 않음을 알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단, 아이디어를 통한 새로운 마술 개발 측면에서는 아직 국내 프로 마술사들의 수준이 다소 떨어진다고.

올 4월엔 국내 최초로 마술과 서커스 공연을 전문적으로 방영하는 케이블채널 ‘매직TV’도 개국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국의 프로 마술사들의 각종 진기를 비롯해 벨기에, 캐나다, 독일 등 다양한 국가의 마술과 서커스를 방송하고 있다. 더불어 국내 프로 마술사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도 고루 배치돼 있다. 프로 마술사가 등장하는 프로그램으로는 ‘마술습격사건’ 등이 있다.

마술테마카페, 패밀리레스토랑, 클럽 등 마술을 이용해 차별화를 꾀하는 공간도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건물 입구에 ‘반지의 제왕’의 간달프 동상이 있는 대학로 멀티플렉스 ‘판타지움’에서는 매일 저녁 마술쇼 등이 열리면서 마술의 메카로 부상했다. 지난해 마술을 소재로 한 드라마 ‘매직’의 무대로 쓰였던 곳이다. 특히 이 건물 내 매직테마 패밀리레스토랑인 ‘치퍼스’에서는 마술사들이 테이블을 돌며 손님 앞에서 마술을 펼쳐 보인다. 현재 대기업에서도 ‘치퍼스’를 벤치마킹하며 매직테마 패밀리 레스토랑 개장을 속속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도 마술치료프로그램(Healing of Magic Program)을 만날 날도 멀지 않았다. 마술치료프로그램은 1981년 데이비드 카퍼필드가 도입해 스펜서 부부 마술사에 의해 보편적으로 보급된 재활치료법이다. 비즈매직 최병락 대표는 “마술치료프로그램은 정신적·육체적 재활치료에 모두 적용되는데 우선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삼성의료원에 제안해 도입하고 이후 1차 의료기관, 2차 의료기관, 재활센터 등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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