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애니메이션의 최대 화제작 “카(CARS)”는 아쉽게도 극장에서 보지를 못했다. 픽사의 작품 중 유일하게 극장에서 못 본 작품이었다. DVD가 나오기를 기다렸지만, 나온 것은 1장짜리 일반판이었다. 그래서 계속 기다렸다. 2장 이상의 SE나 감독판이 나오기를. 하지만 배신의 시간이 너무 길었고, 해외 소식에서 안 나올 것이라는 것에 구입을 하게 되었다. 디즈니와 픽사가 분리된다고 했을 때 좋아했는 데 결국 합병하면서 이런 문제가 생겼다.
어찌 되었든, 이 작품은 픽사의 기술로 만든 작품이다. 뛰어난 3D기술과 독특한 코메디, 신선한 아이디어가 들어가 있는 픽사의 작품이다. 더욱이 비인간의 존재를 의인화하여 재미를 부여했던 픽사답게 이번에는 자동차를 의인화한 작품이다.
스토리는 루키 카레이서가 철부지에서 성인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마치 실베스터 스탤론의 “드리븐(Driven)”이 연상되는 데, 이것은 영화의 소재가 카레이스 장면과 카레이서가 등장인물었다는 것 때문이고, 전체적인 구성은 마이클 J 폭스의 “닥터 할리우드”를 개작한 듯 싶었다.
성공을 위해 대륙을 횡단해야 가는 이유와 정해진 날짜, 우연한 사고로 시골 마을에 잡혀져 봉사활동을 하는 것과 그 마을의 여자와 사랑에 빠지고 나중에는 다시 마을로 돌아오는 이야기는 너무도 흡사했다.
하지만 실제의 66번 국도를 여행하면서 영감을 얻었다는 감독의 말에서 영화의 세세한 부분은 그것을 위한 장치였고, 미국인의 보편적인 향수에 대한 감정이었기에 큰 언급은 하지 않겠다.
무엇보다도 이 작품에서 픽사는 재미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내었기 때문이다. 의인화된 자동차라는 캐릭터를 실제 그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에서 차용해서 맥킨은 신형 레이싱카답게 젊고 풋풋하면서 모난 성격의 캐릭터로, 구형의 견인차 메이터는 정말 시골의 견인차스럽고 모자란 듯한 캐릭터, 포르세는 잘빠진 몸매의 여자의 캐릭터, 허드슨과 보안관의 머큐리는 라지에이터 그릴을 수염처럼 묘사하여 그들의 캐릭터를 살리는 것은 정말로 뛰어난 작업이 아닐 수 없다.
“니모를 찾아서”에서 각각의 물고기들의 모습에서 그들의 캐릭터를 부여한 것보다 더욱 재미있는 모습이었다. 비록 그것이 자동차 회사의 간접 광고가 될 수 있을 지라도.
그리고 무엇보다 픽사의 애니메이션하면 그들의 기술력을 빼놓을 수 없다. “몬스터 주식회사”에서 자연스러운 털을 표현하고, “니모를 찾아서”에서는 해양풍경, “인크레더블”에서는 자연스런 옷감의 표현과 머리결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자동차 표면에 반사되는 빛의 표현이었다. 단순 고정된 물체가 아닌 의인화된 자동차가 변형이 되면서도 주변을 반사하는 효과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의 자연스러움이 돋보였다.
그리고 “인크레더블”에 비해 더욱 아름답게 표현된 풍경도 빼놓을 수 없다. 인크레더블의 밀림처럼 장시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써서 그럴지도.
DVD 자체적인 평가에서는 화면 구성이 “인크레더블”과 처럼 16:9배율의 2.4:1의 화면으로 되어 있다. 극장용과 HD를 염두에 두었다고 볼 수 있다. 블루레이 디스크로 나온다면 정말 기대가 된다. 화질에서는 흠잡을 곳이 없이 깨끗하게 나왔다.
음질에서 THX 인증이라고 하는 데, 본편 시작전에 THX로고가 깨지는 프롤로그가 나오지 않아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레이싱에서 엔진소리를 서라운드로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이었다.
우리말 더빙도 잘 되어 있기는 한데, 맥킨의 더빙이 조금 어색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너무 아동스럽게 말을 한다고 할까. 보이는 건 청년인데 목소리는 초등학생같은.
■ 서플의 구성
1장의 DVD로 구성된 것은 픽사의 DVD중 벅스라이프 이후 처음이다. 그래서 SE나 감독판이 나오기를 기다려 구입을 하지 않았으나 해외 소식에서 SE는 계획이 없다고하여 늦게나마 구입을 하게 되었다. 그 소식이 허구이기를 지금도 바라고 있다.
1장으로 되어 있어서 이전처럼 음성해설같은 것은 없고 단편 영상들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는 메이터와 고스트 라이터라는 부록 영상으로 카(CARS)에 나오는 인물들로 하나의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보여준다. 메이터의 코믹함이 제대로 살아 있는 영상으로 본편의 하나의 에피소드로 들어가도 괜찮았을 듯 싶다.
2번째는 픽사의 단편 애니메이션 “원 맨 밴드”가 들어가 있다. 기존에 픽사의 DVD에 들어있던 단편 애니메이션들 중에서 최고의 3D 퀄리티와 재미를 준다. 흥겹기도 한 음악도 일품이다.
어찌 보면 3번째의 이것이 부록이라 할 수 있는 데, 에필로그는 말 그대로 본편의 마지막 크레딧에 나오는 장면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고, “카”의 탄생은 실제 66번 국도를 돌아다니면서 감독이 영화의 영감을 얻게 된 이야기를 다큐처럼 보여준다.
서플은 아니지만 DVD를 실행시켰을 때 나오는 3개의 예고편 중에 처음에 나오는 것이 픽사의 다음 작품 “라따뚜이 (Ratatouille)”의 예고편이다.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1장의 DVD로 모든 것을 소화할려고 하다 보니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아 있다. 아마도 디즈니와 합병되면서 이전에 자체적으로 만들던 DVD의 기획을 못하게 되어 그런 듯 싶다. 니모를 찾아서 DVD에서 자체적으로 DVD를 만들게 되어 좋았다고 말하던 픽사의 말이 오래가지 못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