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G.웰스의 타임머신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만든 2002년작 타임머신이다. 이 영화는 1960년작을 리메이크한 것이 아니라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새로운 내용으로 각색해서 제작된 영화이다. 따라서 1960년과도 내용이 다르고 원작과도 다르다.
원작은 전에 말했듯이 원작 소설을 표현하는 데 치중되어 있는 작품이었고 2002년작은 그렇지가 않다. 감독이 H.G.웰스의 증손자라 그런지 원작과 다른 내용으로 제작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해석을 곁들였을거라 기대를 했다. 그러나 결과는 만족할 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1960년작과 2002년작에 공통적으로 원작과 다른 부분중에 큰 요소는 문명의 멸망이 있다. 1960년에는 1966년에 핵위성이 지구에 충돌해서 멸망하고 2002년 작에서는 2037년에 달이 폭파되면서 문명이 멸망한다. 이런 요소는 원작에는 없는 부분이다. 두 작품다 문명의 멸망을 언급하지 않고서는 이야기의 구조를 이끌 수 없었는 지 의문이다.
오히려 원작이 이해가 되는 점은 미래 사회는 자그마치 80만년 후의 세계이다. 인류의 문명이 어떻게 변할 지 알 수 없는 미래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그러니 굳이 2000년 안밖의 세월에서 문명이 굳이 멸망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 원작을 훼손하는 것은 미래 인류의 계급구조이다.
1960년 작에서는 그나마 원작을 따르는 부분이 조금 있었지만 2002년 작에서는 임의로 수정되었다. 내가 원작과 비교해서 웃기게 생각하는 부분을 말한다면
첫번째는 지상의 인류종족이다. 영화에 보면 엘로이족은 남미, 흑인, 동양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몰록의 우두머리가 말하길 일부의 계층만 지상에 남아 존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럼 백인들은 멸망당시 안전한 지하로 피한거고 소외된 민족들은 지상에 남아서 겨우 연명한 건가? 그리고 세월이 지나 진화가 아닌 퇴화를 거친 이 현재의 소외된 민족들은 몰록들의 식사거리가 된 거고. 원작의 룰을 따르는 게 더 좋았을 텐데…
두번째는 80만년이 흘러도 남아있는 비석의 글자와 간판들이다. 돌의 글자라고 해서 도로표지판이나 비석같은 것이 모아놓은 광장을 보고 웃음이 안나올 수가 없었다. 현재에도 불과 1000년전 비석도 풍화로 인해 제대로 못보는 데 80만년을 버틴다니… 그리고 그 글자를 가지고 일부긴 하지만 영어가 이어져 왔다니… 현재도 언어의 발전은 해가 다르게 빠르게 변한다. 10년전이라면 이해하지 못할 단어들이 얼마나 많이 생성되고 있는가? 역시 원작이 더 이해가 되었다.
세번째는 몰록이었다. 원작의 몰록은 지상에는 밤에만 돌아다닐 수 있는 존재다. 왜냐하면 오랜 세월 지하에 산 영향으로 빛을 볼 수 없는 존재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상과 지하라는 별개의 세계가 공존하게 된 것인데 영화에서는 버젓이 낮에 인간 사냥을 한다. 낮에 돌아다닐 수 있는 종족이 굳이 지하에 연연할 필요가 있을까? 여기에 대한 배경 설명도 없이 말이다. 그냥 원작이 그랬으니 따라 한 것밖에 보이질 않는다.
원작과는 다른 시도를 할려는 노력은 보인다. 원작에는 없는 타임머신을 만든 이유와 시간 여행을 하는 이유를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배경 설명하는 것이 새로운 시도였고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원작의 배경인 런던을 뉴욕으로 바꾼 것도 그렇고 원작과는 다른 엘로이들의 생활상을 보여줄려는 시도도 좋았다. 그리고 몰록사회의 계급구조를 그리려고 한 것도 좋았다.
그러나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에서 원작을 보완해서 좋은 작품으로 만들려는 것 보다는 새롭게 할려는 의도가 강해서였는 지 원작과는 다른 일반적인 시간여행 영화로 전락한 것은 아닌가 싶다.
2002년작의 타임머신의 모습으로 시간 여행을 하기 위해 작동되는 장면이다. 특수 효과면에서 상당히 멋있게 표현된 모습이다. 구형 모양의 시간 왜곡 공간의 표현은 멋있었고 시간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면도 CG로 처리한 것이 좋았다. 1960년 작에서는 고속 촬영에 의지한 것있었는데 기술의 발전으로 상상력을 표현하는데 얼마나 발전했는 지 보여준다.
엘로이의 마을 모습이다. 원작에서 묘사한 것과는 다른 형태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자연을 배경으로 한 웅장한 장면이 좋아서인지 이 마을 장면이 상당히 맘에 들었다.
영화에서는 사용되는 음악이 오케스트라를 이용한 음악들이다 보니 웅장한 음악을 듣는 장면에서는 귀가 즐거웠다. 특히 엘로이 마을이 보여줄 때 나오는 음악에서. 몰록들의 사냥 장면에서 엘로이들의 비명소리와 추적하는 몰록들의 소리가 사실감나게 뒤섞여 들려 생동감 있어 좋았다.
■ 서플의 구성
– 예고편
– 삭제 장면
– Visual Effects
– Morlocks 제작과정
– Stunt 연습장면
– 몰록의 인간사냥장면 Sequence Animatic
– Production Design Gallery
한장의 DVD로 구성되어 있다보니 서플이 빈약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불성실하게 제작된 것이 아니어서 좋았다. 전체 한글 자막을 제공하고 있고 내용면에서도 기본은 충족시켜 준다. CG제작 특수효과 설명이나 몰록 분장, 주요 배우들의 코멘트를 볼 수 있고 삭제된 장면도 볼 수 있다. 삭제된 장면이 영화 전체 내용에 중요한 장면은 아니지만
DVD박스 뒷면에 보면 서플 내용으로 1960년작의 배우들의 코멘트가 있다고 하는 데 실제로는 없다. 아마도 코드1에서는 있는 모양인가 본데 없는 것을 있다고 적어두면 어떻게 된 것인가?
PS 1 : 하트겐박사를 연기한 가이 피어스는 메멘토에서 그렇게 좋은 연기를 보여줬는데 여기에서는 평범한 연기를 보여준게 아쉽다.
PS 2 : 제레미 아이언스는 자신이 맡은 배역이 불만이었지 않았을까? 카리스마는 있지만 인물의 성격이 설명되지 않은 배역인게…
PS 3 : 하트겐의 약혼녀 엠마로 나오는 시에나 길로이가 내년 개봉할 영화 "레지턴트 이블2"에서 질 역으로 나온다고 한다. 반드시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