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령공주 – 작품은 최고, DVD는 중간, 서플은 최악

원령공주 – 작품은 최고, DVD는 중간, 서플은 최악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1997년에 제작한 대작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이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으로 가장 일본적인 작품으로 제작되었다.

미야자키의 작품은 초기에는 무국적의 판타지류로 시작되었으나 점차 일본적인 색채를 가지게 되었다.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의 전체 경향이 그러했다.


그 중 가장 일본적인 작품이 이 작품이다. 작품 초기에 나오는 내용은 일본 고대 설화를 각색해서 일본의 고대 집권 종족 야마토족에 패해 산속으로 도망간 에미시족을 언급하고 있고 일본의 고대 토템신앙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리고 내용의 시대 배경으로는 일본의 전국시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일본문화 2차 개방이 아니었다면 절대 국내에서 상영될 수 없었지 않을까 생각된다.

DVD를 구입한 것은 3달 가량 되지만 그동안 보지 않고 있었다. 이미 너무 많이 봐서 그랬다. 90년대 말에 불법 VCD로 본 이후 DIVX로도 보고 극장에서 본거까지 해서 상당히 많이 본 작품이라 그런지 DVD에 선뜻 손이 가질 않았다.

이번에 보면서 다시 생각나게 하는 것은 일본인들의 이상한 의식구조다. 모든 사물에 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토템신앙은 고대민족에는 거의 존재한다. 그런데 이 애니에서 나오는 것에서는 일본인들은 “신”이란 존재가 영원불사라는 존재라고 생각하면서도 죽여서 가지고 싶어하는 욕망을 지닌 민족이라는 기형적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영화의 주된 내용인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대한 물음보다도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신도 죽이는 데 주저하지 않을 수도 있는 나라가 일본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용의 극적인 설정이라고 보기에는 섬뜻한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밖에 안보인다. “신”도 죽이는 의식을 가진 민족이 다른 어떤 것이든 이익을 위해 죽이지 않을까하는 확대 해석도 해보게 된다.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중에 가장 잔인한 장면이 여과없이 나오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칼로 사람 팔 짜르고 화살로 목이 떨어지고 피가 솟구치는 등의 장면은 지브리의 다른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그래서 이 작품은 파격적이라고 생각한다.


DVD의 화질은 약간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 극장과 비교해서 처음 재앙신이 나올 때 검은 색과 붉은 색의 조합에서 색번짐이 있었고 그 외 몇몇 장면에서 흐릿해지거나 번짐 같은게 있었다. 토토로인가의 경우 초판 DVD의 경우 노란색이 강하게 나와서 수정되어 재출시되었다고 하던데… 그러나 자연을 표현한 장면이나 전투장면같은 곳에서는 잘 되어 있었다.

사운드의 경우 한글도 5.1채널로 더빙되었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한글더빙으로는 감상하지 않았지만 일본어로 보았을 때 짦지만 몇개 안되는 전투장면에서 실감나는 소리를 들려준다.


■ 서플의 구성
– 부가영상 그림콘티(멀티앵글)
– 예고편 모음 (일본판/국내판)
– 작품정보: 캐릭터 / 시놉시스 / 스탭소개 / 포토갤러리
– 우리말 더빙 스탭 소개 / 우리말 더빙 현장스케치 영상
– 출시예정작 : 바람계곡 나우시카 / 고양이의 보은

대원에서 나오는 DVD는 서플이 사람 기분을 많이 상하게 한다. 이번에도 무성의한 서플 내용에 실망에 또 실망했다. 지브리 작품 중에 처음 산 것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었는 데 이 때는 시나리오 콘티에 사운드를 입혀 보여주는 것에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계속되는 “이웃집 토토로”에서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실망을 계속 하게 한다.

특히 이번에는 “센과 치히로”보다 늦게 출시했음에도 더 부실한 서플로 구성되어 있다. “센과 치히로”의 경우에는 제작과정 다큐라도 있었는 데 이번에는 인터뷰조차도 없다. 왜 별도의 서플을 만들었는 지 이해가 안된다.

콘티의 경우도 그렇다. 멀티 앵글이라지만 진정한 멀티 앵글로 하려면 실제 애니메이션과 콘티를 화면 분할로 보여주는 앵글도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일부러 공간만 차지하게 실제 애니전체 분량을 수록하고 사운드는 2.0채널로 해서 용량 낮춘 후 남은 공간에 콘티 이미지들을 넣어 시간차로 진행하게 한 것으로 허접하게 제작하다니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상식적으로 130분이나 되는 상영시간에 맞춰 콘티를 보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지브리 시리즈 나온 것들을 다 그렇게 만든다 말인가? 사용자가 서플에서 보고자하는 정보가 그거 하나인가? 대원은 지브리와 미야자키 작품의 브랜드파워를 등에 업고 날림 작업으로 만든 것밖에 안된다고 본다.

히사이시 조가 음악을 담당했다. 지브리 작품중에 상당히 많은 작품에 이 사람이 음악을 담당해서 좋은 음악을 들려준다. 원령공주 OST에 수록된 곡이 아니고 지브리 작품의 대표 음악을 Tomohisa Okudo가 피아노로 연주한 앨범이 있다. 그 앨범의 음악중에 원령공주 음악을 들어보는 것도 색다른 맛이 느껴질거다.

원령공주 테마곡 – Princess Mononoke : Tomohisa Oku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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