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의 6번째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자체 인력이 아닌 외부 인력을 영입하여 제작한 작품이다. 감독인 “브래드 버드”는 아이언 자이언트와 심슨 가족을 감독하였던 인물로 평범한 아동용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사람이 아니었다.
미국 중산층 가정을 풍자한 “심슨 가족”의 경우에도 그렇고 로봇 애니메이션에 인간의 피해망상적 의식구조와 20세기 중반의 미국 매카시즘을 풍자한 유머를 삽입한 “아이언 자이언트” 역시 순수 아동용으로 보기에는 힘든 작품이었다.
이러한 감독의 성향의 의자가 있었는 지 픽사의 작품으로는 최초로 PG 등급이 매겨진 채 개봉하게 되었다. 그만큼 이 작품에서는 기존 픽사의 토이스토리, 벅스라이프,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와는 다른 현실적 풍자와 폭력성을 담고 있다.
1960년대 마블 코믹스와 같은 코믹북에 등장할 만한 슈퍼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과 현재와 미래가 혼재된 알 수 없는 시대이지만 1960년대를 연상시키는 시대적 배경은 슈퍼 영웅 캐릭터 시대를 풍자하는 복고적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감독이 자신의 초기 오리지널 스토리보드와는 다르다고 강조하는 영화의 첫 도입부의 슈퍼영웅 전성시대의 다큐멘터리적 대담장면과 젊은 그들의 활약상과 대중들로부터 외면받게 되는 장면은 20세기 중반의 슈퍼영웅물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시작하는 전초전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등장하게 되는 것이 세월에 찌들과 삶에 찌들어 몸짱에서 몸꽝이 된 주인공과 여걸에서 아줌마가 슈퍼영웅들의 이야기를 영화 전반부를 장식하게 된다. 슈퍼 영웅물에 대한 유머러스한 풍자이다. 반대로 인간적인 슈퍼 영웅의 탄생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감독이 의도한 것이 슈퍼 영웅도 죽을 수도 있고, 아픔을 느끼고 드려워하고 자신을 위한 행복한 삶도 원하는 인간적인 모습을 가진 영웅이라는 것으로 토요일 오전에 방영하는 무적, 초인적인 가식적 슈퍼영웅을 그려내지 않고자 한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한 현실적인 부분을 그려내고자 했기에 슈퍼영웅도 남편의 바람을 의심하고 이혼도 생각하는 등 중년의 평범한 부부이야기도 들어가고 아이들도 죽이고자 하는 악당도 등장하는 등 아동용에서는 언급하기 힘든 부분들도 반대급부적으로 나오게 되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CG애니메이션은 처음 제작하게된 감독이지만 픽사의 기술력이 바탕이 되었기에 이전 작품들을 또다시 한단계 뛰어넘는 그래픽을 보여준다. 특히 밀림의 자연을 묘사하는 것이 압권이라 할 정도로 숲, 폭포, 물, 태양빛 등의 자연스런 표현을 CG로 제작하였다.
CG에 대해서는 감독과 제작자의 음성해설에서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계속하는 데 자연스런 풍경과 소품의 표현적인 부분도 있지만 애니메이터들의 칭찬 또한 놓칠 수가 없다. 인간의 감정을 동작으로 표현한다거나 인물간의 상호 작용등을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표현한 점을 빼놓을 수가 없다.
“몬스터 주식회사”의 경우에는 몬스터 털의 자연스런 표현을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인간의 머리털을 제대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바이올렛의 긴 검은머리는 윤기있게 찰랑이는 모습을 보여주어 노력한 흔적이 보이나 물에 빠져 젖은 머리를 표현하는 데에는 노력한 만큼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것이 이 작품의 옥의 티였다.
일견 플라스틱 재질로 느껴지는 자연스럽지 못한 장면이었다. 음성해설에서 감독은 만족했다고 하였지만 나는 어색하다고 생각했기에 한번 언급하였다.
화질은 니모보다도 깨끗하다고 느낄 정도로 흠을 잡을 데가 없었다. 더욱이 화면 비율에 있어서도 애니메이션치고 2.39:1 의 화면을 보여준다는 것이 색다르다고 느낄 정도였다. 니모도 1.78:1 의 화면을 보여준 것에 비하면 극장에 최적화하여 제작하였다고 할 수 있겠다.
사운드는 THX 인증의 돌비디지털 5.1 EX 로 즐길 수 있다. 액션이 많고 도시, 밀름 등의 주변효과음이 많은 지역을 다루고 동굴, 우주선 발사장 등의 음이 반사되는 공간이 나오다보니 서라운드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우리말로도 더빙되어 있어 자막없이 즐길 수 있다. 니모때와는 달리 더빙이 잘 되었다고 느꼈다. 근데 니모때는 엔딩 크레딧에 한국성우들도 따로 삽입해서 보여주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데 이번에는 내가 못 본것일 수도 있지만 없었다.
지적할 정도는 아니지만 자막의 한글 폰트가 약간 아래로 눌린 듯한 명조체인데 가독성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조금 신경써서 가독성 좋은 폰트를 사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또한 DVD를 삽입하고 자동으로 실행되는 디즈니 애니 신데렐라, 타잔, 곰돌이 푸우등의 특별판 DVD 발매에 대한 기나긴 광고가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었다. 비디오 테이프도 아니고 DVD에도 이런 기다긴 광고를 넣다니. 나중에는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불법복제 방지 광고도 들어가겠구나 하는 생각마저 하게 되었다.
이전 몇개의 작품에서 나왔던 엔딩 크레딧에 NG 장면이 나오던 것이 이번에는 나오지 않는다. 이것은 DISK 2의 부록으로 들어가 있다.
■ 서플의 구성
▶ DISK 1
– 인트로(INTRO) : 감독이 설명해주는 DVD 소개
– 음성해설 : 감독과 제작자의 음성해설, 애니메이터의 음성해설.
– 카(CARS) 예고편 : 픽사 스튜디오의 2006년 신작 카(CARS)의 예고편
DISK1에 들어있는 서플이다. 리모콘으로 메뉴화면으로 가면 인트로 부분이 있는 데 감독의 인사말이 있다. 그리고 내년 개봉 예정인 카(CARS)의 예고편 또한 있다.
음성해설은 감독과 제작자과 서로 이야기하는 것과 애니메이터들이 하는 2가지가 수록되어 있다. 애니메이터들이 음성해설을 한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감독이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그들을 상당히 존중했다는 것을 나타낸다. 셀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던 감독이라 애니메이터들을 더욱 존중했는 지도 모르겠다.
▶ DISC 2
– 인트로(INTRO)
– 잭잭의 공격(JACK -JACK ATTACK) : 극장에서 보지 못한 잭잭의 활약.
– 삭제 장면(DELETED SCENES) : 6개의 삭제되거나 변경된 시놉시스
– 제작 뒷이야기(BEHIND THE SCENES) : 각종 제작 다큐와 NG장면 모음.
– 일급비밀(TOP SECRET) : 미스터 인크레더블 애니메이션, 슈퍼 영웅들의 신상자료인 NSA 파일
– 바운딩(Boundin’) : 76회 아카데미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 노미네이트 애니메이션
본격적인 부록인 DISK 2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자막에 있다. DVD를 삽입하고 나오는 언어 선택에서 영어를 선택하면 한글 자막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 기본 설정이 자막없음으로 무조건 되어 버리기 때문에 새로운 메뉴를 볼려면 한글 자막을 수동으로 리모콘으로 조정해야 한다.
이게 귀찮으면 초기 모드에서 한국어를 선택하면 된다. 이러면 일급비밀의 NSA파일과 바운딩에서 강제적으로 더빙된 설명으로만 듣게 되는 것이 있다. 그 외에는 한글 자막으로 즐길 수 있다.
또한 바운딩의 경우 더빙된 음성이 나오는 데 자막으로 음성해설의 자막이 자동으로 나오는 버그도 있었다. 그래서 자막없음으로 수동으로 수정해서 보았다. 내 경우에만 그런건지…
볼만한 것으로는 감독의 유머를 느낄 수 있는 일급비밀의 미스터 인크레더블의 고전 애니메이션이다. 마치 실제 옛날 작품인 양 빛바래고 잡티있는 영상에 유치한 연출로 만든 이 작품은 감독의 유머를 느끼게 해준다.
화질, 사운드에서는 레퍼런스급이라고 확실한 점수를 줄 수 있지만 한글 자막 폰트, 서플의 구성 등 몇몇 부분에서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하다는 것이 아쉬움을 강하게 느끼게 해준다. 이러한 것으로 인해 최고의 레퍼런스 DVD라고는 말할 수가 없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