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루카스가 무모한 도전인지 욕심인지 모르겠지만 실수를 했다. 실사로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의 무한한 상상력 표현에 기대어 제작하겠다는 의도는 좋았을 지 모르나, 결과적으로 나온 이 작품은 스타워즈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비싸보이는 아동용 장난감이었다.
에피소드 2 클론의 습격과 에피소드 3 시즈의 복수 사이의 시간대를 배경으로 하여, 아직 스카이워커가 어둠에 물들기 전의 활약을 볼 수 있으나, 이미 그는 2편 말미에서 상당부분 어둠에 가까운 인물로 변한 상태였다. 그렇지만 애니메이션에서 철부지 아소카라는 제자를 두게 됨으로써 한 사람의 멘토로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내어 전체 줄거리상에서 동떨어진 캐릭터가 되어 버렸다.
오히려 이 부분은 2003년 미국 카툰 네트워크 케이블사 제작한 TV용 애니메이션 "Star Wars : Clone Wars" 속의 스카이워커가 시리즈 맥락상 변모해가는 과정의 아나킨을 잘 표현했다.
또한, 전체적인 스토리는 자바의 아들이 납치되어 제다이가 구출작업을 펼치는 과정과 여기에 개입한 두쿠와의 전쟁을 다루고 있는 데 실사 영화의 내용들보다 가벼운 소재이고, 극장 개봉 후부터 카툰 네트워크에서 케이블에서 TV 시리즈를 방영하고 있어서, 오리지널 시리즈보다는 TV시리즈의 파일럿 작품을 극장에서 개봉한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스토리가 약하면 비주얼 이펙트라도 강해야 하는 데, 실사에서 표현의 한계 때문에 못한 부분을 보여주지도 못했다. 화면에 빨려들어갈 듯한 우주 비행전투씬도 없고, 손에 땀이 흐를 정도로 긴장감을 주는 광선검 전투씬도 없었다. 보고 난 후 실사 표현의 한계란 게 전투시 와이어로도 해결못하는 빠른 이동말고 무엇이 더 있었나 생각해보았다.
하나 더 아쉬운 것은 성우들인데 윈두의 샤무엘 잭슨, 두쿠 백작의 크리스토퍼 리, C-3PO의 안소니 다니엘스 외에는 다른 배우들이 성우를 맡았다. 아나킨, 오비완, 요다, 아미달라 모두 다른 사람이었다. 물론 볼 때는 긴가 민가한 정도였는 데, 사실을 알고 나니 배신감이 들었다.
이러한 것들 때문인지, 스타 워즈는 대표적인 원 소스 멀티유즈 마케팅의 표본인데, 그 중 게임분야도 빼놓을 수 없다. 스타 워즈 타이틀을 걸고 나온 게임들은 거의 모두 성공을 거두었고, 스타 워즈 세계관을 확장시켜 풍부한 상상력을 뿜어내었는 데, 이 애니메이션은 오히려 게임만도 못하게 실패를 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