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애니메이션은 사실적인 표현을 만들어내는 기술적인 부분도 물론 시각적으로 중요하지만, 캐릭터의 아이덴티티도 중요하다. 그러한 점에서 “픽사”의 작품들은 대부분 만화적 캐릭터를 그려서 재미를 주었다.
그런데 극사실주의적 캐릭터를 지향하는 작품이 없지는 않았는 데, 일본의 게임을 극장용 영화로 만들었던 “파이널 판타지”가 있고, 한국에서는 “엘리시움”같은 작품이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작품들의 공통점은 기술력은 인정받았으나, 관객에게는 외면을 받았다는 것이다.
로버트 저메키스는 “폴라 익스프레스”로 예상외의 좋은 성적을 낸 바가 있었다. 3D 입체 영상, 아이맥스 영화로까지 다양한 버전으로 내놓아 우려먹기까지 할 정도였다. 여기에는 “톰 행크스”를 연상시킬 정도로 사실적인 배역의 CG표현도 한 몫을 하였다.
그래서 였을까? 후속작으로 제작한 “베오울프”에서도 그러한 전략을 다시 사용하였는 데, 이제는 더욱 과감한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하였다. “존 말코비치”와 “안젤리나 졸리”를 아예 판박이로 CG 캐릭터로 만들었다. 그래서 개봉 초기 이 영화가 3D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영화로 착각까지 하게 할 정도로 광고를 하였다. 그것에 힘입어 개봉 시 흥행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급격한 순위 추락으로 4주만에 7천만불의 성적으로 순위에서 사라졌다.
그 이유는 스토리의 진부함도 있겠지만, CG 캐릭터의 거부감도 있지 않았나 싶다. 파이널 판타지 등의 작품이 스토리의 이유만이 아니라, 정감이 가지 않는 사실적인 CG 캐릭터로 인해 거부 반응을 보였다는 이유도 있는 데, 그것이 이 작품에도 해당된다 생각된다. 영화를 보다 간혹 최신 게임의 컷 신에서 볼 수 있는 동영상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애니메이션으로 인식되지 않고, 더욱이 실사 영화로는 인식되지 않는 애매한 느낌이랄까.
스토리에서도 북구유럽의 전설적 인물의 표현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연출했다는 평보다는 젊은 시절의 역동적 모습으로 재미를 주는 듯 하다, 갑자기 노회한 모습으로 인생의 후회를 이야기하는 어색한 구조와 자신의 실수에 대한 책임에 대한 진부한 이야기는 어떠한 감동을 줄 수가 없었다.
차라리 원 소스 멀티 유즈 마케팅 방법으로 나온 동명의 게임이 더 나은 스토리 구조를 가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