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마지막으로 세대교체를 하기 위해 야심차게 제작한 작품이 이 “게드 전설”이다. 하지만, 이 작품으로 어쩔 수 없이 고령의 그를 다시 감독으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특별한 성과를 보여준 적이 없었던 하야오가 그의 아들 “미야자키 고로”를 내세워 제작한 것부터 우려를 놓더니 결국 아쉬운만 남은 작품을 보여주었다.
국내에는 판타지 소설 장르가 “해리포터” 이전에 천대받았던 관계로 전부 출간되지 않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어슐러 K. 르귄”이란 작가에 의해 1960년대에 시리즈로 나온 “어스씨의 마법사”를 원작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다.
2004년에 1권의 내용으로 미국에서 실사 영화가 만들어진 바 있지만, 개봉 초기에는 관심을 받았다가 바로 사라진 졸작의 평을 듣는 영화가 먼저 있었다. 그런데 이 작품을 보고 오히려 실사 영화가 낫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원작을 잘 살리지 못했다고 한다.
일단 지브리의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어서 그런지, 원작 소설의 3권과 4권이 새로운 영웅의 등장이라 그 부분을 각색했다는 점에서 원작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너무도 불친절한 작품이었다. 또한 많은 각색으로 원작을 읽은 사람에게도 친절하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원작이 중세 판타지의 세계를 다루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데, 애니메이션에 보이는 세계는 지브리스럽지도 않고, 원작의 묘사를 따른 것 같지 않은 어정쩡한 모습이었다.
이 작품에서 그나마 만족스러운 것은 지브리 초장기로의 회귀를 보는 듯한 복고적인 화풍과 3D에 질린 눈에 즐거움을 준 2D의 아름다운 색채였다.
PS : 히사아시가 음악을 하지 않은 점도 조금 아쉬운 점이 될 수도. 미야자키가 다시 감독을 맡은 작품이 2개가 현재 제작중이라고 한다는 것은 지브리의 세대교체 시도가 실패했다는 반증이고, 앞 날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는 것을 말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