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김광한, 배철수등의 인기 DJ들의 방송으로 들었지만 점점 TV에 밀려 안듣게 되었고, 나중에는 운전할 때 교통방송등으로 라디오를 들었으나, 그마저도 DMB로 듣지 않게 되었으나 꾸준히 듣는 청취자가 있는 방송 라디오가 이 영화의 소재이다.
솔직히 예고편을 보았을 때, 라디오 방송실이라는 폐쇄된 공간과 그 공간의 진실을 알지 못하는 시청자들이라는 소재에서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의 코믹한 연출과 반대되는 진실이 감쳐지고 왜곡된 두 공간의 괴리가 스릴러로 사용되었다는 것으로 기대를 가졌었다.
그런데, 인간에 대한 삐뚤어진 자기피해적인 주관을 가진 아나운서와 스토커 팬에 의한 살인극이란 것에 치중되어 영화를 보는 내내 로버트 드니로가 광적인 팬으로 나온 영화 “더 팬”이 오버랩되었다. 비슷한 것으로는 곤 사토시 감독의 애니메이션 “퍼펙트 블루”도 사이코적인 오타쿠팬에 의한 살인극이란 점에서 비슷하게 느껴져 이또한 생각나게 했다.
그 중에서 더 팬의 아류작이란 느낌이 강했다.
후반으로 갈 수록 극한으로 치닫는 유지태가 연기한 한동수란 인물의 파괴적인 모습은 너무도 작위적인 연출로 오히려 영화에 빠져드는 데 방해요인으로 볼 수 있었다. 한국적인 현실과 괴리되어 마치 헐리우드식의 스릴러 액션 영화같은 이미지를 강제로 이입해서일까?
현실에서는 내 귀에 도청장치 사건만 해도 방송사 최대의 사건으로 쳐주는 현실인데, 살인사건과 관련된 청취자와의 대화를 그대로 내보는 방송이라니… 내가 너무 까칠한 건가…
영화를 본 후 기억에 그나마 긍정적으로 남은 것은 상상플러스 MC였던 최송현의 털털한 사투리 연기정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