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를 휘날리며 – 아쉬웠던 점 2가지

태극기를 휘날리며 – 아쉬웠던 점 2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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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많은 관객을 동원한 영화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자아내게 하는 요소가 있었을 것이다. 오늘 그것을 확인하고자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실미도에 이어 이 영화도 그동안 영화 관람에 대해 약간의 소외된 세대라 할 수 있는 4 ~ 50대 이상의 분들에게 과거의 기억을 되새김하게 하는 작품이 되었으리라 본다. 극장을 나서는 데 삼삼오오 모여서 다니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이 보였다.

이 영화는 전쟁의 참혹한 것을 표현하는 것보다 전쟁으로 인해 광기에 물든 인간상과 이데올로기보다는 기본적인 인간성이 집단주의속에서 얼마나 타 집단을 증오하게 되는 지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상당히 재미있게 본 영화지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2가지를 말할 수 있는 데

하나는 모든 걸 희생할려는 형과 그런 형을 못마땅해하는 동생의 모습은 영화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이 달라서일 지는 모르겠으나 가슴에 와 닿지는 않았다. 아주 감동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너무 작위적인 모습이라… 현실에서는 그만큼 형제간에 우애를 느낄 만한 돈독한 사이가 되는 경우를 보지 못해서 인지도. 가난하다는 이유로 자신이 낳은 자식도 죽이는 세상이니.

두번째로는 전쟁의 아픔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일깨우는데 감동스럽게 잘 만들어져 있지만 너무 전쟁에 대한 표현에 집중되어 있어 피난을 떠나지 못하고 부역 생활을 한 남은 가족들의 이야기는 몇마디 대사로 처리되어 영화에서 묻혀버린 이은주가 많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마치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한국판 같은 느낌이 약간 들었다. 전선의 이동에 따라 전투하고 전쟁에 대해 고뇌하고 하는 모습은 할리우드 2차대전 영화에서 많이 보여주는 모습이기에. “태극기를 휘날리며”에서 이러한 느낌을 받은 것은 이 영화가 전쟁 다큐나 예술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상업적인 영화이기 때문이다. 뭔가 보편적으로 재미있어하는 액션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하지만 한국전쟁의 슬픔을 잘 담아내었고 잊혀져갔던 군인과 학도병들의 사망자 발굴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 일으킨 점은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의미라고 할 수 있겠다.

2004년 2월 28일 네이버 블로그에 작성한 글을 옮긴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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