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파이어라는 소재는 주로 공포 영화의 소재이기 때문에 다른 장르와의 혼합은 그다지 떠오르지 않았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와 같은 영화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이 영화에서도 감미로운 로맨스는 없었다. 프란시스 포트 코폴라의 “드라큐라”의 경우 뱀파이어의 맹목적인 사랑을 그려냈지만 그 사랑은 비극적었지 아름답지는 않았다.
공포가 아닌 장르는 주로 “블레이드”와 “언더월드”같은 액션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성을 유혹하는 매혹적인 매력을 가진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제대로 활용한 소설이 바로 이 영화의 원작인 트와일라잇이 아닐까 싶다.
4부작으로 출간된 소설의 시리즈에서 첫번째 작품으로 등장인물의 소개와 사건의 시작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에 나오는 존재는 통속적인 존재가 아니다. 기존에 햇빛에서 죽는 존재와는 다른 뱀파이어와 마찬가지로 기존과 다른 늑대인간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의 존재가 섬뜻한 긴장을 주는 요소가 아니라, 판타지적인 새로운 종족이라는 호기심을 주는 존재로 표현되었다. 그래서 인간 여자인 벨라와의 사랑이 공포의 존재와의 아슬아슬한 긴장감을 주는 게 아닌 첫사랑의 대상이 새로운 존재라는 몽환적 판타지로 그려졌다.
남자든, 여자든 꿈꾸는 첫사랑의 존재가 특별하였으면 하는 소망을 다르게 표현했다고 할까? 뱀파이어이지만 잘생기고, 힘쎄고, 자상하고, 헌신적이고, 능력도 있는 존재.
거기에 닭살스러운 사랑의 밀어까지. 예를 들어 에드워드의 “넌 이제 내 운명이야” 같은 멘트.
무협지와 액션영화에 심취한 마초맨이 뱀파이어 액션영화를 기대하고 봤다면 침튀기며 욕하겠지만, 여자친구와 같이 봤다면 점수 좀 땄지 않았을까?
그런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