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 잭슨과 번개도둑(Percy Jackson & The Olympians: The Lightning Thief)은 포스트 해리포터라 불리는 소설들 중 하나이다. 해외에서 인기있는 5부작 소설 퍼시 잭슨 시리즈에서 첫번째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 이 작품이다.
감독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1편과 2편을 감독하였고, 판타스틱4 시리즈를 제작한 코메디와 판타지에서 역량을 드러내는 크리스 콜럼버스이다.
이러한 감독에 그리스 신화를 현대에 재현한 5부작의 긴 판타지 장편 소설이 기반되었다니 어느 정도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기대는 너무 자주 무너지기도 하는 법.
포스트 해리포터로 불리기에 부족한 점이 너무 많은 영화였다. 10살의 아이들이 출연해서 아장거리는 듯한 모험은 그 주체가 아이이기 때문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가 있다. 그런데 10대 후반의 틴에이저가 그러한 연기를 한다면 그건 닭살을 돋게 만들 뿐이다.
원작과는 달리 감독의 코메디 코드가 너무 가미되어서 그랬을까?
그리스 신화와 미국의 융합 또한 헛웃음을 짓게 만들기도 하였다. 거기에 전혀 자신들의 필모그래피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출연한 피어스 브로스넌의 켄타우로스 복장과 우마 서먼의 뱀머리 복장은 그들이 망가지면서도 노력했다는 노고에 대한 인정보다 한물 갔구나 하는 측은함을 들게 하였다.
제우스는 기업 CEO, 포세이돈은 부랑자, 하데스는 헤비메탈 록커 같은 이미지로 표현한 것은 원작을 그대로 한 것일 지 모르나 너무 코메디적이었고, 이와 비슷하게 감독의 다른 작품 박물관이 살아있다에서 보여주었던 인물 풍자 코메디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 식상하기 마저 했다.
그리고 신과 인간의 무책임한 사랑의 결정체 데미갓들의 학교는 절대로 호그와트와 비교가 될 수 없는 보이스카웃 여름캠프같은 연출은 돈들이기 싫었나보다 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해리포터를 잇는 판타지 소설로 칭하기에는 그 역량이 너무 부족하지 않나 싶다. 이러한 것은 성공한 소설의 아류작 중에서도 공산품처럼 비슷하게 찍어내는 양산형 한국 퓨전판타지와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된다.
3D 안보고 그냥 보기를 잘했다. 몇천원 더 투자해서 봤다면 그거마저 아까웠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