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재앙중에 특히 지진에 대해 공포심을 가장 많이 가진 민족은 일본일 것이다. 이 영화는 재앙으로 인해 종말 이후의 인류의 생존에 대하여 그리고 있다.
모치즈키 미네타로의 동명의 만화책을 원작으로 제작되어 원작의 내용을 충실하게 영화로 재현했다. 10권으로 된 원작에서도 수학여행을 마치고 동경으로 돌아오는 도중 재앙으로 종말을 맞은 세상에서 자신의 집이 있는 동경으로 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헐리우드식 재앙영화라면 그것을 정복하거나 모험을 통해 이겨내는 과정을 스펙터클하게 그려낼 테지만 이 영화는 일본식으로 인간들의 심리묘사나 분위기 묘사로 영화를 이끌어간다. 갑작스런 재앙으로 인한 종말로 패닉상태에 들어간 살아남은 사람들의 모습과 인간의 나약하고 추악한 모습을 그려낸다.
아쉬운 점은 원작보다는 남녀 주인공의 여정에 촛점을 맞쳐서 드래곤 헤드에 대한 설명은 영화에 부족하다. 그리고 원작과는 달리 지진에 의한 부분만 내세우고 있다. 일본의 잠재의식속에 있는 또다른 공포인자인 핵폭탄은 영화에서 거론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각변동, 폐허의 도쿄, 유성낙하등의 CG를 이용한 멋진 장면들은 영화를 즐기는 데 하나의 재미를 준다.
영화를 보다가 비교되는 작품이 떠올랐다. 21권으로 연재한 사이토 다카오의 생존게임이란 작품이었다. 이 작품 역시 대지진 이후 동굴속에서 길을 잃은 소년이 무인도로 변한 섬에서 혼자 살다 섬을 빠져나와 황폐화된 세상을 확인하고는 가족을 찾기 위해 집으로 가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의 재미있는 점은 생존을 위해 사냥은 어떻게 하고 물은 어떻게 얻을 수 있다는 등의 실제 생존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드래곤헤드를 본 이후라면 한번쯤 구해서 봐도 좋을 듯한 작품이다. 두 작품을 비교하면서…
2004년 5월 3일 네이버 블로그에 작성한 글을 옮긴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