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놀라운 영화이다. SF영화이지만 어디에서도 특수효과와 비주얼 CG를 사용하지 않고서도 재미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하는 영화이다. 또한 배우들의 긴박한 액션도 없음에도 긴장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것에 더욱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배우들은 쇼파나 벽난로 주변에 앉아 있거나 일어선 상태에서 서로 대화를 주고 받는 것이 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즉, 수다를 떠는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에 점점 빠져 들고 있는 나를 알게된다.
이것은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서로 주고 받는 과정에서 긴장감을 주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마치 연극을 영화로 만든 것처럼. 그리고 관객의 지적 호기심에 지속적인 자극을 주어 이야기 속에서 스스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만들어서 시각적인 연출이 없음에도 마치 그것을 본 듯한 느낌마저 들도록 만들었다.
석기 시대부터 14,000년 가량을 죽지 않고 늙지도 않으며 살아온 인간이 있다면? 이란 가정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내가 예수였다고 이어지면서 관객의 뇌세포를 최대한으로 자극한다. 물론 기분좋은 자극이다.
환상특급의 각본을 쓴 제롬 빅스비가 이 영화의 각본을 작성했기 때문인지 진실과 환상의 경계를 오가며 관객에게 진정한 환상특급을 보여주었다.
우상을 숭배하지 말라는 종교가 스스로 우상화되어버리는 한 종교의 행태를 비꼬는 부분이 극단적인 거부를 느끼는 부류가 있겠지만, 종교도 진실의 탐구앞에서는 자신의 장막을 잠시 거둔다면 이 영화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PS : 죤 올드맨이란 14,000년을 산 원시인이 세상을 떠돌며 살아가는 설정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인어의 숲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