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 전쟁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죽었다 살아 났지만 퇴행성 기억상실에 걸린 한 인물이 보안관 살인사건의 혐의로 정신병원 수감되면서 우연한 사건으로 미래로 시간여행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전쟁의 참혹함, 정신병원의 차갑고 스산함 등이 영화의 초반 긴장을 주면서, 미래로의 갑작스런 여행이란 소재의 등장에서 긴장의 끈이 오히려 느슨해졌다. 자신이 4일 후 죽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것을 파헤치는 데, 그 과정에서 많은 부분의 허점을 보여주었다.
“백 투 더 퓨쳐”, “나비 효과”, “12 몽키즈”등 시간여행을 다룬 수 많은 영화들이 있는 데, “12 몽키즈”는 미래의 인물로 인해 오히려 미래가 결정되어 버리는 해프닝을 그렸고, “나비 효과”는 바꾸려고 하면 할 수록 겆잡을 수 없이 꼬여가는 운명을 말했다. “백 투 더 퓨쳐”가 조금 더 그럴 듯한 타임 패러독스를 언급하는 데, 과거의 바뀐 사건으로 미래가 바뀌고,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해 과거의 한 시점이 바뀌면 미래의 인물이 과거로 현재로 오면 그가 아는 현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영화는 그런 타임 패러독스의 관점에서 볼 때, 허구 투성이었다. 미래로 간 인물이 그곳에서 자신을 알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나, 어떤 사건이 해결된 것을 보면 주인공 잭이 이미 자신이 살던 시대에 흔적을 남긴 미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부분에서는 큰 오류가 없었다. 그가 미래로 간 시점과 다시 과거로 돌아온 시점이 겹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의 결말에서 그 때까지 지켜온 부분을 사랑이라는 이유 때문에 운명을 바꾸려는 것에서 실수를 해 버렸다.
이런 부분 외에 병원의 비인간적 실험에 대한 지적과 살인 사건의 비중이 소외되어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식으로 호기심과 궁금증을 불러 넣고는 중단한 것이 아쉬웠다.
하지만 “피아니스트”, “킹콩”의 에드리언 브로디의 감성있는 연기는 그나마 이 영화에서 건질 수 있는 최대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