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TV영화에서 보아서 기억에 남아있던 “오메가 맨”이란 영화가 있었다. 이 영화가 오랜 시절 기억에 남았던 것은 아무도 없는 은행에 들어가 돈을 줍고, 슈퍼마켓에 들어가 마음대로 고르는 장면들이 어린 마음에는 부러웠던 것 때문이었다.
그리고 남은 사람을 위해 흘러내리는 자신의 피를 받아 내려는 마지막 장면이 여운이 남는 장면이어서 이 영화의 시놉시스를 보았을 때, 바로 “오메가 맨”이 떠올랐다.
결국 검색을 해보니 “The last man on Earth”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제작된 3번째 영화를 것이다. 오메가 맨은 2번째 영화이고.
그러한 관점에서 이 영화가 “오메가 맨”과 비슷하면서 다른 부분은 오메가 맨은 전쟁으로 살포된 세균으로 변형된 인간들의 이야기라면, 이 영화는 바로 인간이 오만이 만든 바이러스에 의해 좀비와 같은 변형인간으로 되었다는 설정의 차이가 있다.
그리고 찰톤 헤스톤이 연기한 네빌이 군인에 가까웠다면, 윌 스미스가 연기한 네빌은 과학자에 가깝다는 차이도 있다. 그래서 자신의 피를 받아서 해결하는 것과 혈청을 만들어 해결하려는 차이점도 부가적으로 영화에 나타났다.
이런 차이점은 논외로 하고 이 영화만을 이야기한다면, 적막하고 산림화가 되어 가는 뉴욕의 모습은 “28일 후”에서 보여준 런던의 쇼킹했던 장면을 무색케 하는 화면을 보여주면서, 더 지능스럽고 빠르고 난폭한 좀비 인간으로 깜짝 놀라는 스릴을 맛보게 해주었다.
그러면서 혼자 살아남은 인류일 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젖은 인물인 네빌이 그 외로움을 이기기 위해 마네킹을 세워놓고 마치 실존 인물과 대화하는 듯한 코믹한 연출은 웃음과 동시의 네빌의 외로움을 같이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오메가 맨에서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했던 희망에 대해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어서 올 한해가 마무리 되어 가는 시점에서 가장 희망적인 영화가 아닌가 싶다.
PS : 피 흘려가면 죽어가던 오메가 맨도 나쁘지는 않지만 어두워서. 그리고 대니 보일의 “28일 후”를 이 영화를 본 후 다시 생각해보니 비슷한 것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