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거탑으로 이순신의 흔적을 지워낸 김명민의 또 다른 의사역을 볼 수 있는 스릴러 영화 “리턴”이다. 김명민 외에 유준상과 김태우의 모습도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로 기대를 모았으나 정작 뚜껑을 열자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3주만에 10위권에서 사라진 영화이다.
디워와 화려한 휴가가 700만과 600만을 넘을 정도로 두 영화가 관객동원력이 높은 시기였고, 다른 한국영화들의 신작 개봉이 많았던 이유가 있겠지만, 정작 영화 자체에 문제가 있기도 하였다.
“수술 중 각성”이라는 새로운 소재와 조금은 고리타분하지만 비현실적으로 표현되어 자주 사용되는 “최면”, 그리고 PMMA 아크릴이라는 신소재를 이용한 살인사건의 방식등은 주목을 받을 수 있었지만, 제대로 살려내질 못했다.
“수술 중 각성”이라는 알려지지 않은 증세를 경험한 “상우”란 소년의 감정에 관객들이 감정이입하기에는 모자란 연출로 연쇄살인극의 이유에 대해 “미친놈”이란 감정 외에는 느낄 수 없었고, 부인이 죽고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표시하지 못한 주인공 “류재우”의 위치도 영화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하였다.
거듭된 반전은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을 너무 노출하여 그 긴장감마저 떨어지게 하여 스릴러로써의 재미마저 반감시켰다.
차라리 수술 중 각성 보다는 수술 중 영혼이 뒤바뀐 인물이 연쇄살인범이 된다는 황당한 공포영화로 만드는 게 낫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