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학교실 – 차라리 시체닦이 알바를 소재로 하지.

해부학교실 – 차라리 시체닦이 알바를 소재로 하지.


메디컬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어서 그것과 공포를 접목해서 이 영화를 기획했다는 포털의 영화 설명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이 영화에 어디에서 메디컬 분위기가 난다고?

의사 가운입고 시체 만지면 메디컬 분위기가 나는가? 해부학 실습실은 마치 대규모 시체 보관소를 연상시키고, 거기서 메스를 든다고 메디컬이 되나?

자신의 몸에 메스를 대었다고 메스를 댄 순서대로 죽인다는 것도 설득력이 없고, 반전을 기대해서 복잡한 과거가 하나씩 들춰지는 여주인공 선화의 과거도 식상할 뿐이었다.

그리고 꿈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과도한 카메라 앵글의 기교는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것이 아니라 답답함과 짜증을 불러 일으켰다.

스토리의 개연성 없는 것과 주요배역을 맡은 신인배우들의 어색한 연기와 기대에 미치지 않는 연기는 실망을 주었다. “경성스캔들”이란 TV드라마에서 재미있는 연기를 보여주었던 한지민은 이 영화에서 표정이 없는 배우였고, “알포인트”에서 선배 연기자들 틈속에서 자기 자리를 잡아나갔던 오태경은 대본을 읽는 배우로 보여주었다.

이 영화가 개봉할 당시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에 밀려 주목을 받지 못한 불운한 작품이라 생각했는 데, 3주만에 57만명의 성적으로 내렸다는 것은 그 이유가 외부적이 아니라 내부적인 요인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시체가 주는 공포적 이미지를 굳이 사용하려고 했다면, 농담삼이 자주 입에 오르는 시체닦이 알바를 이용하던가.

PS : 맨 처음 죽는 범생 은주역이 예전 “티티마”란 여자그룹의 “소이”가 연기했다는 것이 놀라움을 주었다. VJ활동외에 뜸하다 싶었는 데, 이런 변신을 꾀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Loading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