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의 영화라는 것은 사실 기대감을 갖게 한다. 블럭버스터식의 재미가 아닌 사소한 디테일에서 주는 작은 재미들로 차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것을 “킬러들의 수다”, “아는 여자”, “박수칠 때 떠나라”등에서 보여준 현실속에 판타지는 내재한 생활속의 소소한 일상들을 영화속의 재미로 끌어낸 전작들에서 보았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왠지 짜임새있던 디테일이 조금 무너진 면이 있었다. 장진식의 유머는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야기의 구조가 앞뒤가 맞지 않고 배역들의 존재감에서 흐려진 부분들이 있었다.
장진의 인터뷰에서 정준호의 칭찬을 많이 했는 데, 이 영화에서 칭찬을 받을 만한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많은 시간이 편집되었다고 하는 데, 그래서 였을가? 이야기 구조가 “홀리데이”와 “광복절특사”의 조합이라는 면 외에, 정재영과 정준호의 의리같은 부분은 그다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야기의 중간 단계를 건너뛴 듯한 결말의 갑작스런 르와르 이야기가 생경스럽기까지 하였다.
재미있는 소재는 “아는 여자”에서 야구선수로 나온 동치성이란 인물을 이 영화에서는 전라도 조폭으로 나오게 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아는 여자”에 등장했던 영화속의 영화인 조폭 이야기를 꺼내어 놓은 듯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