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루(The Guru) – 포르노 직업관이 종교 이론으로 설파

구루(The Guru) – 포르노 직업관이 종교 이론으로 설파


※ 2003년 12월 30일 작성한 글을 다시 옮긴 것임.

구루란 인도에서 종교적 지도자를 뜻한다고 한다. 이 영화는 섹스를 종교적인 도(道)로서 말하는 가짜 구루에 관한 코메디 영화이다. 그런데 이 코메디 영화는 다른 화장실 유머의 영화와 색다른 점이 있다. 블랙 코메디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이국적이라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백인 상류사회의 이중성을 까발린다. 스스로 특권의식처럼 지적이고 고상해지려고 하는 상류층이 내적으로는 더 어리석고 속물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동양의 철학을 이해한다는 듯이 파티에서 인도 구루를 불러 가르침을 받으려 하나 가짜 구루의 포르노 이론에 감명을 받는 모습이며 동성애도 마지않는 욕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영화가 이국적이라는 것은 영화의 형식이 인도영화를 따라한 듯한 구성이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인도영화가 제대로 소개된 바가 없지만 간혹 영화 관련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인도영화의 특징인 마치 뮤지컬처럼 춤과 노래를 부르고 신화적 내용이나 코믹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는 데 이것을 일컬어 발리우드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 영화가 바로 그 발리우드 형식을 빌어 만들어진 장면들이 있고 영화속에서 인도영화를 삽입해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가 어찌보면 아메리칸 파이류와 같은 미국식 화장실 유머 영화이지만 위의 요소로 특색있게 보이는 영화이다. 포르노 영화 제작과 섹스가 이야기의 배경이다 보니 야하다고 생각될 수 있으나 실제 야한 장면은 없다. 오히려 포르노 직업윤리가 철학적으로 들리는 기이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월에 개봉예정인데 추천작으로 말하기에는 조금 약한 영화이다. 발리우드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볼만 할지도. 또는 헤더 그레이엄의 섹시한 모습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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