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미쌍관의 기법을 사용하려는 것인지, 영화의 첫장면은 자살한 여자의 눈을 클로즈업하면서 무엇이 현실이고 환상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긴장감있게 시작하였다.
제목이 뜻하는 수령(水靈)은 한자의 의미로는 물귀신이라는 것인데 이것으로는 김하늘의 “령(靈)“에 나오는 물귀신을 연상할 수 있으나 이 영화에서는 조금 다른 의미였다. 물에서 죽은 사람의 혼령이 아니라 물 자체가 사람을 죽이는 영화랄까.
물이라는 소재로 사람의 죽음을 다루는 것은 참신하였지만 도대체 어떤 물에 대해 말하는 지에 대해서는 영화에서 정확히 짚어주지 않고 혼돈스럽게 표현이 되었다. 시니미츠는 임종을 앞둔 사람이 마시는 물이라고 하면서 이 물에 관해 말하다가, 지하수를 언급하고, 지진으로 무너진 사당으로 언급하는 등 어느 물에 촛점을 맞춘 것인지 명확치 않은 전개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렇지만 주인공 교코의 정신적 스트레스와 환상과 현실의 혼동, 다가오는 죽음에 대한 공포등을 통해 영화의 긴장감을 주는 것에는 일본 공포 영화다운 재미가 있었다. 또한 한명씩 확산되면서 사람들이 물에 의해 죽어가는 과정은 마치 “회로“에서 인류가 유령에 의해 사라지는 것을 그렸던 것과 같은 종말론적인 스릴마저 주었다.
물에 대한 공포영화이지만 정작 물에 정확한 촛점을 맞추지 못하고, 환상과 현실의 모호함의 결말이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는 영화를 원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아쉬운 여운을 주지만, 영화를 이끌어가는 긴장의 연출은 만족스러운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