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의 흥행 성공으로 관객들도 기다리고 있던 "캐리비안의 해적"의 속편이다. 1편이 자체적으로 완결되는 내용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말에서 약간의 여운을 남겼기에 속편의 기대를 가지게 되었는 데, 정말로 놀라운 스토리 라인을 붙여서 나타났다.
해적이란 소재가 없었던 헐리우드 영화에서 007 시리즈와 같은 장편 연재 블럭버스터가 나올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매력적인 캐릭터들 뿐만 아니라 어드벤쳐와 판타지의 블럭버스터가 다시금 주목받게 되어 그 스토리의 확장성은 장편으로의 기대마저 들게 하였다. "반지의 제왕"시리즈와 "매트릭스"같은 성공작들도 이미 있음에야.
스토리는 전편에서 잠깐 언급만 되던 부분을 다시금 되살려 이야기를 이어나가게 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인물과 전설들의 추가로 더욱 흥미진진하게 되었다. 물론 전편에서 재미를 주었던 배우들이 다시 캐스팅된 것도 기쁘게 하였다.
하지만, 캐릭터간의 인물 갈등구조가 너무 은유적이면서 심화되어서 1편에서 단순한 사각관계가 미묘한 삼각관계로 진행되면서 영화를 보면서 다양한 감정의 변화마저 느끼게 하는 것은 좋은 것인지, 아니면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것인지 모를 복잡미묘하게 하였다. 액션 블럭버스터에서 멜로 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랄까. 달리 생각하면 연기력이 좋아진 올랜도와 키이라를 보는 것은 좋은 점이었다. 연기가 되니까 그런 스토리라인도 나올 수 있었을 테니까.
그리고 이야기가 전편보다 확장된 것에는 그 관객 대상층도 포함되어 있었다. 전편은 디즈니의 영화답게 잔인한 장면은 최대한 자제하였으나, 이번에는 많이는 아니지만 전편에 비해 칼로 사람을 찌르거나 베거나 뼈가 부서지는 장면들이 더욱 많아졌다.
인물에서는 바모사 선장 이후 새롭게 등장한 새로 등장한 악역 데비 존스 또한 매력적인 배역이었다. "언더월드"에서 정말 매력적인 카리스마를 보였던 뱀파이어들의 수장 빅터를 연기했던 "빌 나이"에 의해서 우스워보일 수 있는 문어 인간이 아픔을 간직한 악마로 창조가 되었다.
또한 동인도 주식회사의 커틀렛이란 인물의 지극히 위험한 상업주의 인물의 등장은 이번 편에서 보다는 다음 3편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드는 인물이고, 1편의 노링톤 제독의 변신은 영화에 새로운 재미를 주었다.
비록 "백 투 더 퓨쳐 2"를 봤을 때 후반에 가서 갑자기 이야기가 반전되더니 "To be contined"하는 자막을 내보이고는 끝났을 때 처럼 사람을 멍하게 만든 충격적 결말이 있었지만, 3편을 기다리게 만드는 재미를 영화 내내 주었다.
그렇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는 데, 무엇보다 속편이라 그런 것이겠지만 인상적인 부분이 덜하다는 것이었다. CG에서는 전편에서 달빛에 의해 해골과 인간의 모습으로 반복적으로 바뀌면서 칼싸움하는 바모사와 잭의 장면이나 바다밑을 걸어가는 해골 모습의 해적들의 모습처럼 영화를 보고 난 후 인상적으로 남긴 장면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크라켄의 촉수CG는 여타 비슷한 장면들에 비해 우수하지만 기억에 남길만큼은 아니었다.
검투장면도 전편의 대장간에서 잭과 윌의 아기자기한 검투장면을 능가하기 위해 물레 위에서 3명이 검투를 하지만 전편을 능가할 만큼 인상적이지는 못했다. 나름 재미있었다는 정도.
하지만, 전편과 비교했을 때의 아쉬움보다도 3편을 기다리게 만드는 것이 더 큰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PS : 전편과는 달리 한스 짐머가 맡은 배경음악도 웅장하면서도, 은은하게, 그리고 심장의 박동을 느끼는 듯 영화의 재미를 높여 주었다. 그리고 왠지 고전게임의 명작 "원숭이섬의 비밀"이 계속 생각나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