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Click) – 샌들러는 짐 캐리가 아니거늘…


운명을 바꾼다는 소재는 너무 흔하다. 멀게는 밤새 3명의 유령에게 시달려 개과천선한 “스쿠루지 영감”부터, 한 때 코메디의 소재였던 이휘재의 “그래 결심했어”, 영화 “패밀리맨”, “인생역전”, “비밀”, “칵테일 인생(Mr. Destiny)” 등 많은 소재에 사용되었다.

이 중에서 헐리우드의 영화는 대부분 가족의 사랑을 바탕으로 깔고 있는 데 이 영화 역시 그러한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오히려, 주인공의 인생을 과거와 미래까지 모두 아우른다는 점은 “스쿠루지”를 표방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내용이 무엇을 표방하고 있는 지 그것이 중요하지 않을 때가 있다. 영화가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판가름은 교훈적인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보고 웃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샌들러의 웃음은 짐 캐리와는 다르다. 그런데 샌들러는 캐리가 되고 싶었나 보다. 왜, 표정과 억지 행동으로 웃길려고 했는 지 모르겠다. 그에게서는 그동안 자상함, 평범함, 그리고 어리숙한 모습등에서 보여준 자연스런 코메디가 있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캐리의 영화에서 나올 듯한 인형과 강아지의 교미행위, 과장스런 분장, 톡톡 튀는 말투 등 그의 코메디는 없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그나마 재미를 느낀 점은 얼마 전 읽은 “청소부 밥”의 두번째 지침인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다”라는 것을 영화로는 잘 표현했구나하는 점이었다. 영화의 내면에 있는 가족과 함께 살면서 받았을 행복을 기억하지 못하는, 아니 없는 인물을 코메디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또다시 추석, 또는 설 연휴같은 연휴의 특선 영화로 한다고 했을 때 다시 보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PS : 주로 액션 영화의 히로인으로 기억되는 “케이트 베킨세일”이 드라큐라 전사의 복장을 벗은 모습에 잠시 당황했고, 오랜만에 반지의 제왕의 샘의 모습이 아닌 현대인의 모습인 “숀 애스틴”도 반가운 모습이었다. “전격 Z작전”의 데이빗 핫셀호프는 이제 액션은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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