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 이건동
– 출연 : 차태현, 김선아, 박영규
– 제작 : 한국, 2003
– 장르 : 코메디, 로맨스
차태현, 김선아, 박영규의 캐스팅으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은 대박 코메디라 할 수 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개인기만 잘 꾸려내기만 해도 웃음을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감독은 이들의 개인기에는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시나리오에 전념을 하고 싶었나보다. 배우의 역량보다 자신의 의도로 영화를 만들겠다는 것을 탓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밋밋한 코메디가 되었다.
순둥이같은 차태현, 평범한 김선아, 옆집 아저씨 같은 박영규의 모습에서 이들이 웃음을 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건이 발생해야 함에도 너무도 일상적인 모습들로 일관했다. 좋게 말하면 일상의 묘사를 디테일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일상에서 느껴지는 사소하고 작은 사건속에서 웃음의 코드를 발견하여 관객들의 일상생활과의 공감을 형성시켜 웃음을 주고자 했으나 내가 보기에는 실패했다.
그리고 제목에서 떠올리는 것은 에로틱 코메디라 생각될 수 있는 데 전혀 차태현과 김선아의 관계에서는 그런 것이 없었다. 오히려 위대한 유산의 임창정과 김선아가 그러한 것을 보여줬다.
누나같은 김선아와 동생같은 차태현의 모습에서 둘 사이의 야릇한 썸씽이 있을거라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너무 밋밋한 스토리였다. 실제로도 김선아가 한살이 더 많다지…
오히려 이 영화속에 등장하는 섹시 코드는 지역이라는 무대와 고등학생들의 성장기이다. 온천으로 유명한 충청도의 한 지역을 배경으로 유흥도시라는 설정이 하나의 코드라 할 수 있다.
영화의 전체 내용과 무슨 개연성이 있는 지 모르는 고등학생들의 성적인 호기심에 대한 내용은 마치 몽정기의 일부분인 듯 그들의 상상 속 장면으로 섹시코드를 보여주기는 한다. 근데 왜 이 영화에 그들이 그렇게 나와야 하는 지는 모르겠다.
영화 전체적으로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의 디테일에 신경을 쓰다보니 정작 중요한 영화의 맥이 없다. 사건과 사건은 계속 발생되는 데 그것들이 서로 연관이 있는 것인지 개별적인 지 알 수 없는…
결국 마지막은 그들 중 애초에 나온 하나의 주제만 해결되는 단순함으로 끝난다. 이게 뭐야… 제목에서 주는 헛된 기대감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시트콤 정도로 볼 수 있는 영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