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 종교적 판타지에 빠진 이성과 감성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 종교적 판타지에 빠진 이성과 감성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포스터

영화정보

– 감독 : 멜 깁슨
– 출연 : 제임스 카비젤, 모니카 벨루치, 클로디아 게리니, 마이아 모건스턴, 세르지오 루비니
– 제작 : 미국, 2004
– 장르 : 드라마, 역사

영화 소개

지난 주 이 영화를 프로모션하고 있는 업체의 관계자에게 내가 이 영화를 일요일에 볼 예정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그 관계자가 나에게 물어봤다. “기독교인이세요?”하고.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그 의미를 알았다. 기독교인에게는 어떤 감동이 있었는 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에게는 감동은 없었다.

영화의 재미나 완성도에서 내가 바라던 바가 없었다.

고등학교를 김수환 추기경이 이사장으로 있는 천주교학교로 나왔지만 사실 교리 수업을 들은 바는 없었다.

그래서 기독교의 성경 내용은 기본적인 상식 수준으로만 알고 있기에 영화속의 내용은 영화를 보기 전에 읽은 약간의 지식뿐이었다.

그 지식으로는 이 영화속에 숨겨져 있는 감동을 파악하기에는 모자른 것일까?

예수가 죽기 전 12시간동안의 고행에 대한 리얼리즘이라는 표현으로 내가 감동을 받을 수 있을까?

이 영화가 내세우는 주제는 영화속에 나오는 대사 중 “원수를 사랑하라”나 “내가 모든 죄를 지고 가겠다”는 것이 아니라 예수가 받은 고통에 촛점을 맞춘 것이라는 것을 이성으로는 알겠다.

그러나 감성으로는 감동하지 못하였고 반대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간의 무지와 잔혹성은 영화속 표현보다 더 잔인하고 예수보다 더 잔인하게 죽어간 인물들은 더 많았다고.

마루타로 죽은 사람들이나 고문에 못이겨 유관순과 같은 열사들도 있다.

일견 스너프 필름을 보는 듯한 잔인한 태형장면은 그의 고난을 통해 종교적 믿음을 보여줄 수 있을 지 모르지만 보는 나로 하여금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왜냐하면 인간의 무지와 잔혹은 실제 그보다 더 잔인함을 이성적으로는 알지만 감성적으로는 내가 새디스트가 아니고서야 잔임한 장면을 계속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 소감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를 보다 느끼는 또 다른 생각은 반유태인적 감정이다.

자신들의 왕을 자신들의 손으로 죽인 무지한 유태인들에 대한 생각이다. 현실적인 그들의 처세가 반유태인적인 모습으로 보여진다.

종교가 가지고 있는 판타지적 사고를 떠나 정치적으로 보면 유태인들의 권력자들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신의 동족을 죽인 것이고 노예적 사고 방식으로 로마에 빌붙었다.

탈무드를 통해 알게 된 유태인적 사고에서는 지극히 현실적인 판단일 수 있는 데 왜 그것이 종교적 판타지로 연결되면서 반신앙적이 되는 지는 모르겠다.

현재의 팔레스타인에 무장폭력을 하는 이스라엘을 보면 이 당시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결국 이 영화에서는 다른 종교 영화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미사여구로 치장된 장면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감동이 아닌 한 인간의 죽음에 다다르는 고통의 길에서 감동을 받아야 한다.

내 경우에는 감동이 아니라 눈쌀을 찌푸렸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은 기독교인이거나 종교적 마인드가 활짝 오픈된 사람이 아니라면 그가 가지고 있는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감동을 느끼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요인중에는 자막도 한 몫했다. 알아듣지 못하는 아람어와 라틴어로 되어 있는 영화에서 자막이 나오는 경우보다 안나오는 경우가 많아 무슨 말인 지 알 수 없어 짜증이 났다.

물론 분위기 봐서 파악되는 말일 수 있으나 갑갑했다.

익숙치 않은 언어로 대사하는 배우들의 어색함도 눈쌀을 찌푸리게 했다.

마치 반지의 제왕에서 엘프어를 하는 배우들의 연기나 미이라에서 고대 이집트어를 하는 배우들의 연기처럼 익숙치 않은 언어로 대화를 하는 배우들의 어색함이었다.

짦은 장면이 나오는 위의 작품과 달리 영화내내 지속된 그들의 대사는…

거기에 자막도 제대로 안나오니…

PS : 같이 영화를 본 한 친구는 영화 도중 나갔고, 그 이후 극장에서 3명이 더 나갔다.

친구의 경우 불성실한 자막이 맘에 안들어서였는 데 다른 사람들은 왜 나갔을까… 8,000원 입장료가 아까울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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