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우 – 두명이 가지고 있는 한 여자의 사랑

빙우 – 두명이 가지고 있는 한 여자의 사랑


– 감독 : 김은숙
– 출연 : 이성재, 송승헌, 김하늘, 유해진, 김정학
– 제작 : 한국, 2003
– 장르 : 모험, 로맨스

한국 최초의 산악 영화라는 소개글은 잘못되었다. 이 영화는 산악을 배경으로 한 멜로 영화이다. 알래스카의 아시아크(Asiaq) 등정을 통해 조난을 통해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사랑의 발자취를 다루고 있다.

풋풋한 대학생의 첫사랑을 다루고 있는 송승헌(우성 역)과 유부남으로 인해 적극적이지 못하고 망설이는 사랑을 하는 이성재(중현 역)의 김하늘(경민 역)과의 사랑이야기이다.

이야기의 전개는 재미있게 되어있다. 눈보라 치는 알래스카 산속에서 시작하여 송승헌의 어린 시절 자신보다 힘이 쎈 여자친구의 이야기로 시작되어 영화 중간 중간 과거 회상 장면들을 보여준다.

대학생이 되어 다시 만난 어린 시절 여자친구와의 풋풋한 송승헌 사랑이야기와 산을 타고 싶지만 회사에 얽매인 생활에 결혼 생활에도 권태를 느끼던 이성재에게 다가온 새로운 사랑이야기에 대한 회상이 알래스카 조난 과정에서 하나씩 하나씩 그 내용을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사랑 이야기가 재미있지는 않았다. 숫검뎅이 송승헌의 눈썹은 눈 속에서 더 진해 보였지만 그의 연기는 사랑의 애뜻함을 보여주기에는 너무 미숙했다. 좋아하는 여자를 그저 애처롭게 쳐다보는 가을동화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고나 할까.

사랑이야기가 재미있지 않는 또다른 이유는 이성재와 김하늘의 사랑이 가슴에 와닿지 않아서 일 것이다. 유부남과의 사랑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랑을 바라보는 영화속 시선이 마치 “그런 사랑을 왜 했냐”라는 통속적인 손가락질과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유부남도 괴로워하고 여자도 괴로워하고 남자친구도 괴로워하고… 너무 통속적인…

그리고 이 영화의 인물관계들이 밋밋해 보이게 요인으로 3명의 이야기에 너무 집중하느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서 주변 친구들이 왜 등장했는 지 조차 모르게 한 점이 있다. 후반부가 되면 이유없이 등장도 안하는 배역들을 기억해보면 그들이 왜 출연했는 지가 궁금할 정도였다. 즉, 주변 친구들과 주인공들의 관계는 이들의 사랑이야기를 긴박감 있게 해주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않고 3명만의 이야기로 묻혀버렸다.

영화를 보다보면 “K2″나 “버티칼 리미트”와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 왜냐하면 이 두 작품은 영화에서 산악등반이 차지하는 의미는 자연에의 도전이라는 측면이 강하고 조난에 대한 재난영화라 볼 수 있는 데 반해 이 영화에서의 산악등반은 한 여자를 잊기 위한 또는 만나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산악 등반 영화로써는 스펙터클한 긴장감의 재미가 없다.

한국의 여름과 겨울, 알래스카의 등반 장면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것과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것에서는 만족하지만 내용에서는 큰 감동을 불러 일으키기에 부족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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