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 (H) – 제목의 의미만 알면 재미가 반감되는 영화

에이치 (H) – 제목의 의미만 알면 재미가 반감되는 영화


이 영화의 정보를 검색하던 중 한국 최초의 남녀 버디 형사물이라는 기사 타이틀이 보였다. 과연 그 타이틀에 맞는 영화였나 생각해본다. 오히려 투캅스4가 더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영화는 “양들의 침묵”에서 앤소니 홉킨스와 조디 포스터의 관계와 같은 정신이상자인 연쇄살인범을 통해 현재 사건을 탐문하는 형사의 구조가 들어가 있고 마지막 결말이 충격적이었던 “세븐”을 연상시키지만 허무한 감정만 불러 일으킨 마지막 장면 처럼 유명 스릴러 영화에서 본 듯한 장면이 많다.

영화가 재미가 있다고 느낄 경우는 배우의 연기가 좋았을 때와 시나리오의 구성이 탄탄했을 때와 장면이 좋을 경우이다. 이 3가지 요소 중 모두 좋다면 좋은 영화로 기억이 되고 한 두가지만 좋아도 만족할 만한 영화가 되는 데 이 영화의 경우 3가지 모두를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나름대로 좋은 장면을 찍기 위해 노력도 했지만 그게 오히려 더 어색하고 특히 이 영화에서 어색한 장면은 고작 칼로 살인을 하는 범인 한명을 잡기 위해 경찰 특공대 일개 부대가 투입되어 생난리를 벌이는 장면이었다. 일반 형사 몇명이 가서 해결할 체포작전을 툭수부대복을 입고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부대가 투입되어 보여주는 장면은 멋있는 장면이라기 보다는 다른 영화에서 좋아보여 시각적 관심을 끌기 위해 만든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진게 아닌가 싶다. 또한 염정화의 담배 피우는 장면이 자주 보여지는 것 역시 중성적 이미지의 한 여자의 매력적인 모습으로 담고 싶은 의도는 알겠지만 너무 자주 나온다.

배우들의 연기에서는 지금은 대장금으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 영화를 찍을 당시에는 연기 초보였던 지진희의 어색한 연기가 눈에 거슬린다. 그리고 “장화 홍련”으로 연기에 물이 올랐다는 평을 받은 염정화 역시 이 영화에서 중성적 매력을 느끼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약혼자를 잃은 형사의 모습을 연기하는 것에서는 오버된 어두운 표정으로 그 인물에 공감을 느끼지 못했다.

조승우는 연쇄살인범이라고 하기에는 카리스마가 약하였다. 연기력 부족이라기 보다는 너무 앳되고 순해 보이는 얼굴이 정신 이상적인 살인범의 광기어린 표정을 연기하기에는 방해가 되었다고 할까…

영화의 내용에서는 무엇이 주된 내용인 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사회적 문제인 낙태와 퇴폐적 성문화를 지적하려는 듯 싶더니 단지 사건의 배경일 뿐이었고 영화의 촛점은 다시 추리 과정으로 가는 듯 싶었지만 이 영화는 추리를 하는 것이 없었다. 이미 범인이 누구라는 것을 형사가 알고 있는 상태에서 언제 잡을 것인가를 논쟁하는 것이었으니. 더욱이 마지막 반전이라고 하는 것이 너무 약해 차마 글로 적을 수조차 없었다. 이미 영화를 보다가 짐작한 바대로 진행되니까.

더욱이 이 영화의 제목 에이치 (H)는 단어의 어감이 짧아서 관심을 끌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영화의 마지막에 나오는 H가 어떤 단어의 첫글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H라는 단어의 궁금중을 풀어줄 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오히려 이 영화를 재미없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차라리 H는 무슨 의미일까하고 궁금증을 그대로 남기는 더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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