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 민병천
– 출연 : 유지태, 이재은, 윤찬, 서린, 고주희
– 제작 : 한국, 2003
– 장르 : SF,판타지,멜로,모험
아쉬운 점이 많은 영화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떠오르는 작품이 “원더풀 데이즈”였다. “원더풀 데이즈”에서 느낀 감정을 이 영화에서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화려한 비주얼, 좋은 음악으로 해외 블록 버스터 작품과 견줄 수 있는 퀄리티를 가졌으나 스토리에서 어김없이 미숙한 것이 그랬다.
스토리 구성에서 리들리 스콧의 “Blade Runner”를 본따왔다고 하는 데 그것은 아마도 시대적 설정을 가져온 듯 싶고 내용에는 조금 다르긴 하다. 내 경우에는 이 영화가 배낀 것은 아니지만 “공각기동대 Stand Alone Complex 제 3화”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사이버그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야기로 그 이면을 보면 참으로 웃기지 않을 수 없다. 사랑을 아름답게 그려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각기동대에서도 그렇고 이 영화에서도 사이보그를 사랑하는 남자의 면모는 정상적인 인간이 아니다. 인간을 사랑하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인간이다.
인간 관계의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자신의 말만 들어주는 수동적인 입장인 사이보그를 편하게 생각하기에 사랑하는 존재들이다. 영화상에 사이보그가 자신이 원치 않는 행동을 잠깐 한다고 화를 내는 지배적인 성격을 가진 부류이고 이 영화에서는 특히 사춘기를 벗어나지 못한 철없는 아이의 투정으로 보이는 행위를 하고 있다.
사이보그와 인간의 사랑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사랑이 과연 그러한 것인지 되새김해보는 것이다. 인간에게 대들 수 없는 피지배적인 인간의 피조물인 사이보그와 그를 위에서 아래로 쳐다볼 수 있는 지배적인 인간사이에서 과연 동등한 사랑이 생길 수 있는 것인가? 이런 류의 스토리는 여자에게 지배적인 입장이고 싶어하는 남자들의 또 다른 성적 욕구의 배출밖에 되지 않는다.
유지태의 연기력 부족과 스토리의 미비함으로 비주얼한 장면과 좋은 음악들이 묻혀버린 영화가 되어서 참으로 아쉬었다. 더욱이 세계 배급을 염두에 둔 것인지 영어와 한자만 남무하는 미래사회에 대해 한국의 주체성은 어디로 갔는 지 의문스러웠다.
ps : 음악은 정말 잘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