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로봇 (I, Robot) – 로봇원칙과 종교적 관념의 모순

아이, 로봇 (I, Robot) – 로봇원칙과 종교적 관념의 모순


– 감독 : 알렉스 프로야스
– 출연 : 윌 스미스, 브리짓 모나핸, 알란 터딕, 제임스 크롬웰, 브루스 그린우드
– 제작 : 미국, 2004
– 장르 : SF,스릴러,모험,액션

아이삭 아시모프의 SF 단편 소설모음집인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라 한다. 사실 “아이 로봇”이란 소설집을 본 적이 없어서 확신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영화에 나오는 로봇 원칙은 너무도 유명하고 그의 소설을 통해 익숙해져 있는 원칙이기에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영화를 보면서 떠오른 아시모프의 소설은 “노예 로봇”이었다. 그 소설이 “아이 로봇”에 포함된 소설인 지는 확신하지 않으나 이 영화의 전체 플롯은 그 소설에 담겨져 있었다.

로봇에 적대감을 가진 인물, 로봇 심리학자, 로봇을 이용한 사건등 그 소설속의 플롯을 따라가고 있었다. 단지 그 소설은 로봇을 증인으로 세워 법정에서 사건을 심리하는 것일뿐 액션이 없다는 차이를 제외하고는 비슷하다.

소설도 그렇고 영화에서도 나오는 로봇 3원칙은
제1원칙, 로봇은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없고 위험을 지나침으로써 사람이 해를 입도록 하지 않는다
제2원칙, 로봇은 제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사람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제3원칙, 로봇은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

으로 아시모프가 제창하였으며 그의 로봇 단편 소설에서 이 원칙을 재미있게 다루기도 하다. 그것은 “200년을 산 로봇”에서는 인간의 장난으로 3개의 원칙이 서로 모순을 이루어 자각하게 되는 로봇을 다루었고 “노예 로봇”에서는 이러한 원칙을 이용해서 사건을 만들기도 한다. 아시모프는 그가 주장하는 원칙들의 모순을 인지하고 그것의 해결방법을 찾으려는 듯 싶었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새롭게 제 0법칙이 등장한다. 아시모프 소설 중 역작이라고 할 수 있는 “파운데이션”에서 언급된 법칙으로

제0원칙, 로봇은 인류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며 인류가 위험하도록 방관하지 않는다. 이것을 위해서는 1, 2, 3원칙도 수정될 수 있다.

이다. 기존의 원칙이 사람이라는 대상에 국한되었던 것이 인류로 범위가 커진 것이다. 이것이 다른 원칙보다 상위에 존재함으로써 해결을 찾으려 했으나 그것 역시 모순이 있음을 영화속에서 또한 보여준다.

이렇듯 모순이 발생하는 것은 로봇을 만든 인간이란 존재가 창조주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속에서 표현된 단어이기도 하지만 로봇은 자신들을 만든 인간을 창조주라고 말하지만 인간은 진정한 의미에서 창조주가 아니기 때문에 불안정한 원칙을 만들 수 밖에 없고 모순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종교적 관념에서 등장하는 창조주란 전능의 존재이고 인간은 피지배적 창조물이다. 그리고 창조주는 피조물에게 도움을 받는 존재가 아니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로봇은 피지배적 존재는 맞지만 인간은 그들에게 전능적인 존재가 아니다.

이것부터 시작한 창조주적 개념의 모순으로 인해 로봇이 인간을 창조주라고 말을 해도 그 의미속에서 인간이 로봇을 지배할 수 있는 존재라고 단정지을 수가 없게 된다. 그로 인해 인간은 로봇에 대한 불신과 두려움을 내재하게 되어 심할 경우 소외적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 그 소외는 로봇에 대한 적대감으로 표출이 된다.

아시모프의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는 이러한 유형이 존재하며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이 보인다. 그것의 최종 결론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의 등장과 로봇과 인간의 공존이었다.

결국 이러한 것은 아시모프는 인간과 로봇사이에서 종교적 개념의 창조주란 존재하지 않지만 양자간의 공존은 가능할 지 모른다는 사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영화는 그러한 것을 표현하기 위해 “반지의 제왕”의 골룸을 표현한 CG와 비견되는 로봇 써니의 활약을 보여주고 윌 스미스의 멋진 근육과 파괴력있는 액션으로 시선을 잡아끈다. 그러나 표현속에 묻혀진 아시모프의 생각은 조금 아쉽울 수밖에 없다.

Loading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