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 여름에도 한국 공포영화가 많이 제작되었다. 그 첫번째 상영작이 이 영화였다. 소재에서 단순 귀신의 깜짝쇼와 장소에 따른 분위기로 연출하던 과거의 공포소재에서 벗어나 특이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한국영화에서 이번에는 두개골을 통해 얼굴을 복원하는 기술을 소재로 다루어 화제가 된 영화였다.
얼굴 복원이란 기술은 얼마전 한서대의 조용진교수가 고대 조상의 얼굴을 복원했다고 해서 그 기술이 이슈화가 된 적이 있어서 이 영화에서 어떻게 나올 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러한 소재를 제대로 사용했기 보다는 공포적 요소를 주기 위해 무리한 연출을 하였다. 복원기술만 가지고는 모자르다고 생각했는 지 “링”과 “주온”에서 사용한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충혈된 눈과 비정상적인 관절로 움직이는 귀신의 등장을 사용했고 그나마 전반부에 모두 보여주었다.
공포적 요소로는 또한 모자르다고 생각했는 지 이제는 추리 서스펜스를 연출한다. 그런데 영화 시작 10분만에 대강의 사건 전모를 파악할 수 있을만큼 허술한 사건구성은 주인공들의 추리를 따라가는 관객에게 지루함을 유발시켜준다.
여기에 왠 사랑 로맨스까지 넣었다. 딸을 지극히 사랑하는 아버지란 존재로 초반에 부각되던 신현준은 중반들어 딸의 존재가 안보이면서 여자와의 로맨스에 빠진다.
이렇듯 이 영화는 시나리오 준비에 3년이 걸렸다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짜임새 있다기 보다는 이것 저것 다양한 소재를 얼기설기 묶어놓고 마지막 반전으로 이야기를 힘없이 이끌고 간다. 오히려 예고편이 더 재미있을 정도로.
공포영화에 확실한 연출에 대한 자신이 없었기에 이렇듯 다양한 소재를 엮어낸 것이 아닌가 싶다. 차라리 공포영화라는 장르보다는 복원기술을 바탕으로 치밀한 얼굴 복원과정과 그에 따른 추리극으로 이어가는 것이 더 소재를 살릴 수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많은 영화였다.
PS : 이 영화에서 특이한 점은 상영시간이 짦다는 것이다. 영화를 볼 때 짦게 느꼈는 데 재미 있어서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니고 실제로 88분이라는 짦은 상영시간이었다. 최근 영화들이 100분이 넘는 상영시간을 가지고 있는 데 비해 너무 짦았다. 다양한 소재들을 가지고도 길게 이야기를 꾸밀 수가 없었는 듯.
PS : 별로 충격적이지도 않은 반전이었는 데도 그것을 친절히 설명하는 과정까지 보여준다는 것은 참으로 지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