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Troy) – 영화 제목을 인간 아킬레스로 고쳐라.

트로이 (Troy) – 영화 제목을 인간 아킬레스로 고쳐라.


– 감독 : 볼프강 페터젠
– 출연 : 브래드 피트, 에릭 바나, 올랜도 블룸, 다이안 크루거, 숀 빈, 로즈 바이른
– 제작 : 미국, 2004
– 장르 : 액션, 드라마, 전쟁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내용에서 트로이 전쟁 부분만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작년 12월에 이 영화의 정보를 얻고는 계속 기다리게 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작 보고나니 약간의 실망을 했다. 영화가 원작을 그대로 반영해서 만들 필요는 없다. 약간의 각색이야 필수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 한번쯤 다 읽어보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 목마” 이야기를 하면서 너무 많은 각색이 들어갔다.

10년의 긴 전쟁이 마치 며칠 동안 치루는 소풍같은 전쟁처럼 축약이 된 것이 제일 황당했고, 트로이 전쟁 전에 이미 영웅이 되어 있는 아킬레스가 이름을 남기기 위해 참전을 한다는 것도 황당한 설정, 율리시스가 그를 설득했다는 것도 황당한 설정이었다.

그리고 다른 그리스 신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와 달리 제우스나 아폴론등이 등장하여 인간의 전투에 개입한다는 신화적 내용이 배제가 되었으면서도 아킬레스는 여전히 신의 세계를 알고 있는 반인반신적인 존재로 그려진 것은 차라리 인간 아킬레스를 표현하려고 하는 전체적 내용과는 맞지 않았다.

이야기의 진행과정에서 아쉬운 부분은 이야기를 아킬레스와 핵토르의 팽팽한 대결로 이끌다보니 핵토르의 죽음 이후 급속히 트로이 목마가 등장하면서 멸망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과정으로 인해 영화에 대한 긴장감이 급속도로 풀어져서 재미있는 결말로 느껴지지 못했다.

영화의 재미는 아킬레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는 데 있다. 신화에서 표현된 여신과 인간사이에서 태어난 존재라기 보다는 사랑하고 고뇌하고 괴로워하는 인간의 모습에서 그의 또다른 영웅적인 모습이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속에서 아킬레스가 말하는 대사가 맘에 들었다. “신은 인간을 질투한다.” 무한한 존재인 신과 유한한 존재인 인간. 그렇기에 죽음 전에 화려한 불꽃을 피울 수 있다는 인간이란 존재. 맘에 드는 대사였다. 아킬레스는 신보다는 인간이고 싶어했다.

영화에 나오는 검투장면은 기존의 시대극에 나왔던 검투장면과는 차이가 있다. 방패와 검을 이용하는 것은 같지만 그 운용방법은 마치 중국 무술이 혼용되어 전투보다는 무용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킬 빌 Vol 1″에서 자주 들리는 검의 울림소리가 여기에서도 사용되어 무협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배우들 이야기를 하면, 역시 브래드 피트는 멋있었다. 인간 아킬레스를 잘 연기했다. 멋진 액션과 잘빠진 몸매도 여자들의 눈을 잡아두었다. “헐크”에서 나약한 인간 “브루스 배너”를 연기한 에릭 바나가 전혀 몰라보게 멋지게 “핵토르”를 연기했다.

그러나 올랜도 블룸은 아쉬웠다. “파리스”라는 인물 자체가 원래 그러한 설정이었는 지 모르겠으나 사랑에 목숨거는 인물도 아니고 영웅도 아니고 비겁한 인물도 아닌 정확한 자기 색깔이 없는 인물을 연기했다.

율리시즈를 연기한 “숀 빈” 이번에도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등장하는 장면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지만 이 배우가 등장하면 분위기가 산다. 멋진 배우…

[#M_ more.. | less.. | PS : 참고로 영화와는 별도로 외전적인 이야기를 한다면 아킬레스는 트로이 목마에 타지 않았다. 그 전에 파리스한테 죽었으니까. 대신 아킬레스의 아들이 참전한다.

그리스 왕으로 나온 아가메놈과 헬레네의 전남편 메넬라우스은 트로이에서 죽지 않았다. 아가메놈은 귀향한 후 바람난 부인에 의해 죽고 메넬라우스는 헬레네와 재결합해서 산다.(전쟁 왜 했나…)

아킬레스의 사촌으로 나온 파트로클로스는 실제로 아킬레스보다 연장자이며 사촌관계가 아닌 친구이며 동성애적 관계라는 설도 있다.

파리스는 성이 함락될 때 피신한 것이 아니라 10년 전쟁중에 필로크테테스의 화살에 맞아 죽었다.(화살로 흥한 자 화살로 망하리니…) 그 이후 헬레네는 파리스의 동생이 가져간다. 그 동생은 헬레네에 의해 죽는다. 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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