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사바 – 복수의 대상이 너무 많았다.

분신사바 – 복수의 대상이 너무 많았다.


한국 공포영화 중에 걸작이라 할 만한 “가위”, “폰”을 감독한 안병기 감독의 3번째 공포영화이다. “가위”에서 독특한 공포감을 관객에게 보여주었던 안감독의 작품이라는 사실로 기대를 할 만 했으나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분신사바는 90년대 여학교에서 유행하던 무속적 놀이의 하나였다. 드라마에서도 사용된 바 있는 소재로 주변에 친숙하다할 만한 소재였기에 더욱 공포감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되었다.

그러나 제목으로 사용된 분신사바는 단지 하나의 소품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에 이 영화는 가장 큰 문제가 있다. 이 영화는 분신사바로 귀신을 불러들이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시대를 거슬러 반복되는 귀신의 복수가 주된 내용이기 때문이었다.

영화 초반에는 “여고괴담” 후속편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전작의 김규리가 학교 선생으로 부임하고 그 학교에는 이상한 일들이 반복되는 등 여고괴담과 흡사한 분위기로 몰더니 사건의 배경이 이제는 마을 전체로 옮겨지면서 이야기를 겉잡을 수 없이 확대해버렸다.

결국 감독은 이렇게 확대시킨 이야기를 수습하지 못하고 등장인물들의 인과관계를 황당한 반전 아닌 반전으로 결말을 맺어버리고 만다. 단지, 귀신의 복수다라는 말로.

안감독의 전작들인 “가위”나 “폰”의 경우를 보면 귀신의 복수라는 소재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공감을 할 수 있으나 이번 영화에서는 그 복수의 수위가 전혀 공포감 있는 설득력이 있지가 않았다. 오히려 전작들의 아기자기한 복수극이 더 공포스러움을 주는 느낌이었다.

분신사바라는 소재에 좀 더 치중하거나 왕따의 복수에 더 치중했다면 그나마 좋았지 않았을까 싶다. 올해 여름철에 개봉한 공포영화들 중 그나마 기대를 했던 작품이었지만 결국 기대를 저버린 작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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