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영화의 대명사인 “파업전야”를 연출한 인식있는 감독이었던 장윤현씨가 상업영화로 처음 만든 것이 디지털 시대의 하나의 아이콘이었던 채팅을 통해 말랑말랑한 멜로물은 “접속”이었다.
당시 그를 알고 있던 대학생들에게는 일종의 배신으로 다가왔지만 내 경우에는 디지털 아이콘을 읽어내는 그의 신선한 감각이 좋았다. 2번째 상업영화인 “텔 미 썸딩” 또다시 변신을 했는 데 그것은 바로 스릴러물이었다.
장윤현 감독의 세번째 상업 영화인 이 “썸”에서는 전작의 두가지를 아울러서 디지털 아이콘과 스릴러를 혼합해서 새롭게 그만의 스릴러물을 만들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추리, 스릴러물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디지털 아이콘은 흥미를 유발시키는 재미난 소재를 사용하였다.
기초적인 MP3P와 디지털 카메라로 대표되는 디지털기기와 디지털 세대의 새로운 풍속이 “플래쉬 몹”을 언급하였고 이동통신의 디지털 아이콘인 “위치 추적”과 PDA를 이용한 GPS가 이 영화에 사용된 디지털 아이콘 들이다. “접속”에서 채팅을 통한 신세대 표현보다 훨씬 다양해진 디지털 환경을 영화에 언급한 셈이다.
일부는 제대로 표현을 했고 일부는 겉보기만을 표현한 점이 있지만 젊은 감독의 센스로 영화에 녹아들게 표현하였다. 부수적 장치가 아닌 영화의 주된 장치로써 디지털 아이콘을 사용하였다.
그렇지만 디지털 아이콘 중에 잘못된 사용이 있었는 데 이 점이 내가 장윤현 감독에게 실망한 점이었다. 바로 노동 투쟁가 출신이었던 장감독이 이 영화속에 나온 개인침해 대해서는 왜 간과를 했는 지 알 수가 없다.
수 많은 CCTV를 통해 버젓이 행해지는 영화속 개인침해에 대해서는 단지 기술의 발전의 이기(利器)로써만 표현한 것이 실망하였다. “춤추는 대수사선2″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는 데 이 영화에서조차도 약간의 우려를 하였건만 장감독의 영화에서는 아예 그러한 부분을 언급조차 하지 않은 것이 실망하였다.
특히 범죄 용의자도 아니고 단순 혐의자일 뿐인 인물의 위치를 무단으로 위치 추적한다는 설정은 실정법에도 어긋나는 감독의 오류가 아닌가 싶다. 역설적으로 그것이 권력을 가진 집단의 오만이라고 말한다면 수긍하겠지만 영화속에서는 그렇게 보여지지는 않았다.
영화의 스릴러적인 긴장감을 주는 데 사용한 특이한 소재가 있다. 바로 데자뷰라고 해야 할 지, 아니면 예지몽이라고 해야 할 지 애매하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을 그 상황이 되면 알게 되는 특이한 기억이 그것이다. 이것으로 인해 영화는 관객에게 새로운 정보를 순간 순간 주면서 관객에게 또다른 재미를 준다. 단, 아쉬운 것은 서유진에게 왜 그러한 일이 발생하게 되었는 지를 알려주질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영화적 소재니까라고 무시해버리기에는 너무도 아쉬운 점이다.
이제 이 영화에서 가장 백미인 소재를 말할 차례가 되었다. 바로 자동차 추격씬이다. 영화를 본 많은 사람들이 한국영화의 새로운 모습이라고 말할 정도로 자동차 추격신이 대단하였다. 물론 헐리우드의 대작영화와 비교한다는 것은 아직 무리이지만 한국영화에서 보기 힘든 잘만든 자동차 추격장면을 만들었다.
사용된 차량도 대단한 차들이다. 민재일의 차량은 노란 도요타 셀리카, 강성주의 차량은 랜드로바 프리랜더, 흑마왕의 차는 붉은색 미쯔비시 이클립스가 사용되었다. 멋있는 차들로 추격장면을 만들었다. 왁스칠은 얼마나 반짝이게 많이 했는 지 “니드 포 스피드 언더그라운드”를 보는 줄 알았다.
주연 배우인 고수에 대해서도 한마디 한다면 영화 입성에 성공적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TV드라마에서의 모습과는 확연히 다른 남성미 넘치는 모습과 부드러운 모습 두가지를 잘 보여주었다. 송지효 역시 “여우계단”의 앳띤 모습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약간의 성숙하고 귀엽고 헌신적인 여자로 변신하였다.
약간의 아쉬움도 있지만 장윤현 감독의 디지털 아이콘을 이용한 새로운 스릴러 영화라는 것과 한국 영화를 한단계 뛰어넘게 한 자동차 액션은 이 영화를 웰 메이드급으로 봐주어도 되지 않을까 싶다.
OST중에서 “Truly, Madly, Deeply” – Swan D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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