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섬에서 디지털 영화라는 작품으로 신선하게 나타난 송일곤 감독의 2번째 극장용 장편영화로 전작에서는 3명의 여자를 통해 로드무비형식의 드라마를 연출하였더니 이번에는 치밀하게 계산된 스릴러로 관객에게 긴장감을 주었다.
영화속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와 회상과 꿈과 상상이 혼재된 혼동의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영화를 한번 보고 다시 뒤돌려보면서 감독이 의도하고자 하는 사소한 연출 장치들이 많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대사 한마디, 등장인물, 장소, 시간등 다양한 아이템을 이용해서 관객에게 호기심과 긴장감을 주고자 한 것이 조금씩 더 잘 보여지게 되었다.
그렇기에 이 영화에 대해 글을 쓰기가 힘들었다. 왜냐하면 나도 모르게 식스센스를 보고 난 후 매표소의 대기열을 향해 브루스 윌리스가 유령이라고 말했던 사람과 같은 심정이 들게 되기 때문이었다.
감우성이 “알포인트”에 이어 극장에 개봉하게 되어 그것과 비교가 되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전혀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는 작품인데 여름에 개봉된 점과 공포와 스릴러라는 형식이라고 해서 비교가 되어 이 영화의 감우성이 연기했던 강민이 가지고 있는 슬픔과 기억이 많이 알려지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서정의 두가지 모습의 연기도 눈길을 끌었다. “섬”에서의 연기가 인식에 남아서였는 지 그녀의 활발하고 자상한 아내의 모습은 전혀 색다른 모습으로 느껴졌고 민수인의 모습은 그녀를 거미숲과 너무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보여지는 연기를 하였다.
강민은 거미숲에서 벗어나지만 그는 과연 행복해질 수 있는 지는 알 수없다. 왜냐하면 강민이 거미숲에서 만난 것은 진실이었으니까.
PS : 이 영화가 시간의 혼동을 통해 몽환적인 이야기를 구성해낸 스릴러물로는 뛰어나지만 이야기의 소재에서는 일본 호러 게임중 “사일런트 힐”과 비슷한 점이 많다. “사일런트 힐 2″에서 주인공이 느끼던 안개덮힌 마을이 이 영화에서는 거미숲이고 그 속에서 하나 하나 퍼즐을 풀면서 밝혀지는 진실이 충격적인 것이었 듯 이 영화 역시 그러한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