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중 후반을 풍미한 SF 호러 작품을 꼽으라면 서슴없이 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에이리언2″와 “프로데터”이다. 에이리언은 1987년 리들리 스콧에 의해 제작이 되었지만 국내에서는 제임스 카메론의 2탄이 먼저 개봉되었고 비슷한 시기의 여름에 존 맥티어난의 프레데터가 개봉했었다.
이들 작품으로 당시 미지의 외계 생물에 의한 공격이란 주제의 SF영화가 붐을 이루었는 데 단연 으뜸의 캐릭터는 이들 에이리언과 프레데터였다. 에이리언은 4탄까지 제작이 되었고 프레데터는 2탄까지 제작이 되었다.
그러한 그들이 이제 한 영화에서 만나게 되었으니 단연 관심을 받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마치 “Freddy Vs. Jason”이 한 영화에 만난 것 처럼.
더욱이 이 영화를 감독한 폴 앤더슨은 제 2의 존 맥티어난이라고 불리는 사람이었으니 관심이 갈 수 밖에 없었다. 폴 앤더슨은 이벤트 호라이즌에서 우주의 유령선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의 공포를 그려내었고 솔져에서 저예산으로 화끈한 액션을 만들었고 “레지던트 이블”에서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중에 가장 흥행한 작품을 만든 감독이었다. 그러하니 기대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러한 기대감은 이 영화의 타이틀인 “누가 이기든 우리는 진다”라는 말처럼 이미 기대를 져버렸다. 너무도 에이리언과 프레더테라는 캐릭터에 집착한 나머지 그 중간에 있는 인간을 잊은 것이 첫번째 이유이고 두 캐릭터마저 그 고유의 특성을 살리지 못한 것이 두번째 이유이다.
원작들의 경우 시고니 위버와 아놀드 슈와르제너거라는 인간 영웅이 분명 존재하였고 그들의 모습으로 반캐릭터인 에이리언과 프레더테가 돋보일 수 있었다. 이 영화에서는 인간역의 배우들마저 다른 영화에서 잘 보이질 않던 조연급의 연기자를 기용함으로써 그 위치상 유명 캐릭터인 괴물들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한계성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두 괴물의 절대적 특성마저 서로 싸우는 데 촛점을 맞춘 에이리언의 경우 “H.R 기거”의 디자인을 통해 보여주었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살리지도 못했고 프로데터의 경우에는 그의 잔인한 사냥성마저 새로운 것이 없는 전작의 답습정도로 그쳤다.
두개의 전작들을 기대하고 이 영화를 접한다면 낭패를 할 지 모르니 일단 그 기대는 영화를 보고 난 다음 전작들을 다시 보면서 되새김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하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그렇게만 한다면 폴 앤더슨이 내세우는 나름대로의 액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