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포인트 (R-Point) – 결정적 한방이 부족했다. 하지만…

알 포인트 (R-Point) – 결정적 한방이 부족했다. 하지만…


“하얀전쟁”이후 베트남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로 가장 전투적인 분위기를 잘 살린 영화이면서 비슷해져가는 한국 공포영화와는 다른 시도를 한 새로운 영화였다.

이 영화의 공포의 긴장감은 반전과 반전을 보여주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이전 상황에 대해 다시 추리하게 만들고 앞으로 벌여질 새로운 공포에 대해 미리 긴장하게 만드는 기존의 한국 공포영화와는 색다른 방식을 보여준다.

이러한 반전들로 인해 갑자기 소름이 돋는 상황이 발생해서 영화의 이전 내용을 리모콘만 있으면 다시 돌려서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관객에게 혼동과 긴장을 동시에 주는 재미는 색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구성은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해서 전투지역에서 이탈하여 죽음의 공포속에 서로를 죽이는 “데쓰워치”에서도 보여준 바가 있다. 특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증되는 긴장감의 극도화는 두 영화가 비슷하다고 느낄 정도이다.

그렇지만 아쉬웠던 점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 마지막 한방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잘짜여진 구성을 따라가다 보니 영화 중간에 반전과 반전을 보여주면서 느꼈던 긴장감에 익숙해져서인지 아니면 더 이상의 충격적 반전을 구성하지 못해서인지 결정적 순간에 공포감을 극대화시키지 못했다. 달리 말하면 긴장감을 끌고 가던 알 수 없는 공포의 존재를 동양식 한풀이 귀신으로 낮쳐버린 것에 대한 반발일 지도 모른다.

대원들과는 겉돌지만 냉철한 이성을 가진 중위역을 연기한 감우성과 “범죄의 재구성”이후 이제는 눈에 익숙해진 박원상이 연기한 마병장, “올드 보이”에서 오대수의 고등학교 시절을 연기했던 오태경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멋진 연기를 보여준 정병장 등 주, 조연이 따로 없는 멋진 연기들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말할 수 있는 또 다른 부분은 연출의 묘미를 들 수 있다. 전쟁 영화라 하면 제작비가 많이 드는 것으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폭파신도 있어야 하고 총격신도 있어야 하고 특수 분장까지 해야 하고 전투장면의 연출을 위해 총은 물론이거니와 차량, 헬기, 탱크등의 전투 장비들도 있어야 한다.

저런 것을 화면에 담으려면 아무래도 제작비가 많이 들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 영화에서는 그것을 재미있게 표현했다. 바로 사운드이다. 공포영화다 보니 사운드에 신경을 많이 쓸 수 밖에 없지만 제작비용 절감을 위해서도 많이 사용했다.

마치 연극무대에서 전쟁을 표현하기 위해 배우는 한명만 있지만 효과음향으로 전투상황의 사운드를 내보는 것 처럼 이 영화에서는 헬기를 타고 왔다는 것을 표현하는 데 헬기는 안보이고 소리만 들려준다거나 하는 등의 재미난 연출의 묘미를 여러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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