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을 영화로 만든다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쉽게 제작을 하지 못한다.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로 브로드웨이에서 1986년부터 공연하고 있는 것이고 음반 및 원작 소설을 통해서도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오죽하면 “소년탐정 김전일” 에서도 소재로 삼았을까.
뮤지컬이나 소설을 읽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개략의 스토리는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을 영화로 만든다고 하였을 때 기대한 것은 유명한 뮤지컬의 음악과 스토리를 편하게 즐길 수 있겠다는 기대였을 것이다.
하지만 감독이 “조엘 슈마허”라는 것을 아는 순간 우려가 생겼는 데 왜 이 사람이 뮤지컬을 만들 생각을 했을까였다. 반대로 기대가 되는 것은 오페라의 유령의 내용을 블럭버스터 스릴러 영화로 만들려는 것은 아닐까하는 새로운 해석에 대한 기대감이랄까.
하나 감독은 자신의 강점인 스릴러가 아니고 약점인 로맨스와 뮤지컬로 만들려고 작정하였다. 결과적으로 너무도 평면적인 인물들의 심리 구조와 갈등의 전개로 인물들은 생동감을 잃었고 관객도 영화에 몰입할 수가 없었다.
스토리는 원작과는 다른 질투와 자학증에 쌓인 로리타 변태 오페라의 유령과 일렉트라 컴플렉스에 쌓여 방황하는 철딱서니없는 프리 마돈다 크리스틴의 이야기로 전락해버렸다. 아무리 예쁜 “에미 로섬”이 크리스틴역을 맡았다 하더라도 인물에 입체적인 성격이 없는 평면적인 연기에서는 그 아름다움이 돋보이질 않을 수 밖에 없었다.
차라리 “조엘 슈마허”는 전형적인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감독답게 영화를 블럭버스터급 스릴러로 만들어야 했다. 알 수 없는 잔인한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오페라 극장에서 여배우가 납치되고 그 연인인 라울이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을 심도깊은 스릴러형식으로. 이런게 슈마허의 스타일 아니겠는가.
아니면 뮤지컬을 이해할 줄 아는 감독이 연출을 맡았거나. 반복되는 음률과 평면적인 연기로 이루어진 스토리로 지루함마저 느끼게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