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전쟁 (War Of The Worlds) – 가족주의를 못버리는 헐리우드의 패착

우주 전쟁 (War Of The Worlds) – 가족주의를 못버리는 헐리우드의 패착


1898년 H.G.웰즈에 의해 창조된 소설 “우주전쟁”은 1953년에 바이런 하스킨 감독에 의해 영화 “우주전쟁”로 제작된 바 있다. 그리고 52년이 흘러 스티븐 스필버그에 의해 새롭게 다시 제작되었다.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가 제작될 경우 원작의 재미를 그대로 묘사하는 작품이 있기도 하고 소설의 설정만 가지고 와서 새롭게 각색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특히 이번처럼 소설이 이미 영화로 제작된 바 있는 경우 어떠한 것을 기준으로 만들었는 지 비교도 하게 된다.

1953년작의 경우 원작 소설을 묘사하면서 미국인다운 호전적인 모습을 그려내는 데 치중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기독교적 사고방식를 원작에도 없는 방식으로 영화에 삽입하였다. 물론 화성인의 전투기계를 묘사하는 것도 다르게 표현하였다.

2005년 스필버그의 영화에서는 지구 침공의 외계인을 화성인에서 미지의 존재로 바꾼 것외에는 그들의 침공과 인간들의 피난을 묘사하는 것은 원작에 충실하였다. 하지만 주인공을 부두 노동자이며 철없는 이혼한 아버지로 나타난 것은 이전작들과 크게 다른 부분이었다.

외계인의 침략이 의미하는 것도 다른데 웰즈는 자신의 소설에서 당시 강대국인 조국 영국의 탐욕에 빠진 식민지 침략전을 경계하는 것에 반해 1953년작의 경우 2차대전이 끝난 지 얼마 안된 시기이기 때문에 핵폭탄을 사용하게 될 3차 대전의 공포를 다루었다면 2005년작의 경우 현재 최대의 패권국가인 미국의 피해망상적인 테러에 의한 침략위기를 그려내었다.

그리고 주인공들의 변화도 볼 수 있는 데 원작의 주인공은 시골에 은둔한 과학자이고 1953년 영화의 주인공은 천재 물리학자이기에 이들은 논리적으로 침략에 대해 분석하고 사실을 밝히는 것에 촛점을 맞춘 인물들이었다면 2005년 영화속의 레이는 영문모르게 도망다니며 아버지라는 위치를 깨닳는 과정에 촛점을 맞춘 인물이었다.

이 설정에서 영화에 실망스러운 부분들이 나타난다. 원작과 다른 부두 노동자 아버지라는 설정이라는 것보다는 출연배우로 인한 선입견에 의해 보여지는 모습이 감동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톰 크루즈는 철없는 아빠 역은 맞을 지 모르나 그로 인해 가족애를 느끼기에는 선입견이 너무 컸다.

거기에 헐리우드 블럭버스터가 내세우는 스케일과 가족주의가 버무려져서 지구 파멸 위기의 순간에 보여주는 인위적인 가족 드라마는 가볍게 즐기기 위해 극장을 들어섰다가 어색한 감동만 받고 나오게 만드는 실망스러운 부분이었다. 달리 생각하면 정말로 아버지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다른 배우가 했다면 더 낳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마저 하게 하였다.

“마이너 리포트”의 경우 스필버그와 크루즈가 만나서 원작 소설을 영화로 그나마 잘 만든 편이었는 데 이번에는 왜 그랬을까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PS 1 : 다코다 패닝의 연기는 아쉬웠다. 패닉상태의 연기는 “숨바꼭질”에서보다 더욱 어울리지 않았다. 그리고 단조로운 연기였다.
PS 2 : 팀 로빈스의 역할은 원작소설에서 군인과 목사를 버무린 역이었는 데 원작보다 못한 긴장감을 주었다.
PS 3 : 결론은 배우들이 연기를 실감나게 하지 못했다. CG보다도 못했다.

Loading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