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코지의 소설은 3부작으로 되어 있다. 나카타 히데오는 그 중 첫번째 작품을 영화로 제작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이 때에도 원작을 상당히 많이 각색해서 제작을 하여 원작을 좋아하던 이들에게 물의를 일으켰다.
하지만 나카타 히데오는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원작에도 없는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해서 속편을 만들기까지 하였다. 그것이 링2 였다. 하지만 이 작품은 인물 설정만 가져왔을 뿐 스즈키 코지의 소설과는 연관이 없는 단순 미스테리 썰렁 호러물이었다.
2005년 미국은 그들이 2002년에 리메이크한 영화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 나카타 히데오를 불려들어 링2를 제작하게 하였다. 여기서부터 원작을 애호하던 이들의 비극이 다시 시작되었다.
헐리우드와 조우한 나카타 히데오는 또 한번 변신을 하게 되었는 데 바로 일본적 냄새를 없애고 헐리우드식 링2를 제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이야기는 또다시 자신의 링2에서도 각색되어 원작과는 점점 더 멀어지게 되었다. 원작과는 전혀 상관없는 영화가 되고 만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영화 속 이야기는 드라마적 구성에서는 나카타 히데오의 또 다른 작품인 “검은 물 밑에서”에의 엄마를 가지려는 귀신이야기가 첨부되고 공포적 요소로는 미국에서도 성공한 “주온”의 설정을 가져오기까지 했다.
자기만의 색깔도 잃어버리고 헐리우드의 첨단 SF에 의존한 공포적 장치는 오싹한 무서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CG가 저 정도밖에 안되나, 제작비 엉뚱한 데 사용했네하는 생각을 들게 할 정도였다. 차라리 나카타 히데오의 링2에서 마지막 사타코가 쫓아와 “왜 너만 살려고 하지”라는 한마디 대사가 나오는 장면이 가장 극적인 긴장감을 주었다.
각색을 하려고 해도 “반지의 제왕”처럼 원작을 훼손시키지 않는 것으로 했어야 함에도 헐리우드는 그들의 오만한 자세로 인해 원작도 읽어보지 않은 채 흥행에만 염두를 두어 제작하는 만행을 저질렀고 나카타 히데오는 거기에 자신의 색깔을 버린 채 동참하는 어리석은 선택을 하였다.
미국에서 흥행했다면 그들의 같잖은 우월주의로 동양 소설이라 읽지 않았기에 머리에 든 것없이 봤으니 아름다운 모성애로 치장된 공포영화로 감명이나 받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