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 액션영화로 볼것인가, 드라마 영화로 볼 것인가.

태풍 – 액션영화로 볼것인가, 드라마 영화로 볼 것인가.


– 감독 : 곽경택
– 출연 : 장동건, 이정재, 이미연
– 제작 : 한국, 2005
– 장르 : 액션, 모험, 전쟁, 스릴러, 드라마

이 영화는 액션영화적인 모습과 드라마적인 요소로 따로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액션으로 본다면 화끈한 액션은 마음에 들지만 국군 홍보영화 같다는 아쉬운 여운이 남고 드라마 영화로 본다면 한국의 현실과 탈북자 남매의 애뜻한 애증의 이야기로 감동을 주지만 조금은 억지적인 구성으로 인해 식상한 소재로 느껴진다.

헐리우드 액션영화를 보면 자국의 힘에 대한 자만심이 지나쳐 간혹 미육군 홍보 영화같다는 느낌의 영화가 많다. 그만큼의 대대적인 인력과 장비, 물량을 동원하여 터트리고 부수고 쏘는 데 어찌 그런 생각이 안들겠는가. SF영화인 “인디펜던스 데이”만 봐서도 미공군 홍보 영화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이 영화는 홍보하는 팜플렛에서도 적혀있듯이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는 대대적인 물량이 투입된 영화이다. 실감나는 총격신 및 전투장면은 헐리우드 눈높이에 맞추어진 관객에게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의 만족을 줄 수 있는 화면을 보여주었다. “친구”에서 이미 조폭들의 싸움을 리얼하게 표현한 감독답게 총격뿐만 아니라 격투와 칼싸움의 맨몸 액션에서도 긴박한 리얼함의 연출은 놀라움을 주었다.

하지만 왜 영화를 보면서 강세종의 대사를 들으면서 닭살돋는 국군홍보 영화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일까?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타국의 사정이라 비꼴 수 있는 대사였는데 그것이 이 영화에서 듣게 되니 느끼함마저 느껴지고 민족과 국가라는 단어가 그렇게 어색하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내가 비애국자라는 그런 생각이 아니라 민족과 국가를 위해서 살신성인 어쩌구하는 분위기가 현실적으로 보이지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 관객은 감독이 국군의 협조를 받기 위해 협상해서 집어넣은 대사가 아니냐는 투정까지 들릴 정도였다.

드라마적 구성에서 탈북자 문제를 통해 분단 국가의 현실과 강대국 사이에서 힘이 없는 국가를 보여주면서 헤어진 남매와 그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한 국가요원의 애증의 관계가 감동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이 그려내었다. 너무도 동경하고 믿었기에 그 배신감에 비뚤어진 복수심을 가진 “”씬”과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온갖 고생을 하다 타인에 의해 어린 시절과 달라진 동생을 알게되어 만나서 슬픔을 겪는 누나 “명신” 그리고 그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과 동정심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면서도 결국 총을 들게 되는 “강세종”의 관계는 누구 하나 부족함이 없이 이야기의 큰 축으로 영화를 이끌어갔다.

하지만 액션에 비해 조용하면서 느리게 진행하는 극 구성에서 자칫 지루함에 빠지게 하기도 하였고 스토리의 전개에서 박봉성의 만화 캐릭터에 나올 듯 싶은 “씬”이라는 인물의 표현은 조금은 억지스럽고 식상해 보이는 연출 또한 있었다. 거기에는 군홍보영화 속의 캐릭터같은 “강세종”이라는 인물이 덧붙여져서 더욱 그렇게 보이기도 하였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이 영화는 한국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액션과 화면을 보여주는 대작이었다. 특히 멋있는 2명의 남자가 대립하는 영화로써는 “무간도” 이후 볼 수 없었던 뛰어난 분위기를 보여주었다. 기대가 컸기에 비난도 많을 수 있는 영화라 생각된다.

PS : “씬”의 동료로 태국인 해적으로 나오던 “토토”라는 인물을 연기한 배우는 역시 “옹박”에서도 나왔던 배우였다. 영화 보면서 궁금했던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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