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첫 장면에서 말하길 살파랑(殺破浪)은 殺은 파괴, 破는 전쟁, 浪은 탐욕을 뜻한다고 한다. 왠지 무간도에서 무간지옥을 설명하던 자막이 연상되는 것 같은 분위기인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제목 자체에는 영화와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무간도”로 인해 1990년대 초 이후 사라졌던 홍콩 르와르 영화들이 다시 활발히 제작되었지만 “무간도”식 패러디나 90년대 르와의 매너리즘에 빠져 금방 그 열기가 식어가고 있었다.
이 작품도 일견 그러한 르와르 열풍에 기대어 제작된 작품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으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것이 있는 데 그것은 쿵푸 액션을 가미했다는 것이다. 형사와 범인의 대립구조에서 총을 이용한 액션이 아닌 격렬한 무협영화를 보는 듯한 쿵푸핵션은 홍금보의 출연에서 혹시나 했던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장면들을 보여주었다.
견자단의 액션과 오경의 액션이 이 영화의 백미였다면 홍금보와 견자단의 액션은 디저트라고 볼 수 있으나 오히려 그 디저트를 더 기다렸다는 것은 홍금보의 인기는 아직 홍콩 영화팬이었던 나에게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르와르를 표방한 스토리에서는 진부한 내용이지만 이들의 액션이 있어서 영화에 재미를 더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