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공주 – 신인이 빠지기 쉬운 함정에 빠지다

오로라 공주 – 신인이 빠지기 쉬운 함정에 빠지다


“별나라 손오공”을 기억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물론 내 또래의 세대에서는 한 때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작품이었다. 80년대 초반 TV에서 방영했던 저 애니메이션에서 이 영화의 타이틀이자 미스테리의 소재인 오로라 공주가 나온다.

거의 잊혀져 가던, 이제는 완구용 캐릭터로도 찾아보기 힘든 오로라 공주가 영화에 사용된 것은 복고를 통한 관객 눈길 끌기였나? 아니면 영화에서 보여준 최악의 사고로 아이를 잃은 부모 세대가 성장할 당시 보았던 캐릭터를 사용하여 그들 세대를 상징하기 위한 소재였나?

솔직히 이 영화의 보고 난 후 느낀 것이 왜 오로라 공주를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의 표식으로 사용했을까였다. 실제 영화에서 오로라 공주를 좋아한 사람은 별나라 손오공을 전혀 못보았을 죽은 꼬마 아이였다. 그렇기에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위의 2개 중 하나이거나 둘 다가 아닐까였다.

하지만 그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오로라 공주라는 소재는 무엇을 사용해도 큰 무리가 없었을 단순한 하나의 소재였다는 것이다. 오로라 공주가 아닌 슈렉 스티커가 되었든 케로로가 되었든 범인이 남긴 표식 이외에는 큰 의미가 없었다. 즉, 내가 느낀 것은 오로라 공주라는 소재에 큰 의미를 영화에서 부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또한 엄정화를 제외한 다른 배우들의 아이덴티티에도 적용된다. 문성근, 권오중, 최종원이 보여준 그들의 모습은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준 그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관객이 알고 있는 그들의 고정된 이미지를 가져가고자 했던 것이 의도였다면 성공이라 하겠지만 그렇지가 않았다면 분명 실패한 것이다. 하지만 결론은 그들의 모습은 연쇄살인을 다루고 있는 영화에서 추리의 스릴러재미를 올리는 연기보다는 오히려 코메디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살인을 다룬 영화가 희극화 되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이야기에서도 5명의 연쇄살인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적 생각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에 경종을 일으키고자 하는 연출 의도가 보였으나 억지라고 느낄 정도로 영화에 동의하기가 힘들었다. 직접적인 가해자가 아닌 무의식적인 가해자에게 칼을 겨눈다는 것이 과연 쉽게 납득할 수 있는 것인지…

이러한 것은 방은진씨가 첫 감독을 하면서 제작한 이 영화에 남다르고, 새롭고, 충격적이고, 도전적인 것들을 불러 넣었기에 신인들이 빠지기 쉬운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 의욕이라는 함정에 빠진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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