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콩 (King Kong) – 피터 잭슨 너무한 거 아닙니까?


1933년 “오리지널 킹콩”이 제작된 이후 수차례 리메이크 또는 아류 영화가 제작되었던 킹콩이 2005년 “반지의 제왕”으로 블럭 버스터의 제왕이 된 피터 잭슨에 의 해 1933년작의 진정한 리메이크가 만들어졌다.

이미 반지의 제왕으로 톨킨의 소설을 읽은 팬들에게도 극찬을 받을 수 있는 영화를 제작한 바 있는 잭슨이었기에 킹콩역시도 그렇게 만들 것이란 기대를 가지게 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오히려 더 뛰어난 영화로 보여주었다.

원작에 비해 2배에 가까운 3시간 분량으로 제작하면서 원작에서 아쉬운 인물들의 묘사에 공을 들여 각각의 캐릭터에 개성을 불어 넣어주었다. 원작에서 사기꾼으로 보였던 감독은 주체할 수 없는 열정에 쌓인 인물로 일거리가 없어 길거리에서 배회하던 댄 에로우는 코메디 연기를 하면서 생활고에 쌓인 인물로 그들의 이야기를 깊게 보여주면서 원작에서 느끼지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를 보여주었다.

이 과정에서 아쉬운 것은 항해사였던 잭이 극본가로 직업의 바뀐 것이 있는 데 이것을 탓할 수가 없는 것이 1933년대의 남성우월주의에서 제작한 영화에는 이 영화 초기에 나오는 칼의 영화 시사회에 오가던 대사처럼 그러한 인물이 나올 수 밖에 없던 시기였고 달라진 21세기의 킹콩에서는 다른 성격의 잭이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대신 원작의 잭이 가졌던 마초적인 성격은 “브루스 박스터”라는 캐릭터에서 보여주었다.

무엇보다 폭력과 향수에 걸린 몬스터로 보여주었던 킹콩에서 감정이 있는 개성을 부여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원시림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를 집으로 하였기에 엠파이어를 올랐던 킹콩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양을 한적하게 보기 위해 높은 봉우리로 올라가는 킹콩의 모습으로 변화시켰다.

그러면서 관객의 눈을 스크린에서 떨어트릴 수 없게 만드는 광활한 원시림의 풍경과 그 속에서 벌여지는 사투의 액션, 그에 못지 않는 1930년대의 뉴욕을 재현시킨 대도시에서 벌어지는 전투는 스케일과 현실성, 킹콩의 손에 붙들린 애로우의 시선을 따라가는 듯한 사실적인 화면의 짜릿함은 감탄을 내게 하였다.

그러면서도 원작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기에 더욱 놀라웠다. 특히 원작에서 기억에 남는 대사들을 그 장면 그대로 연출해내는 것에서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피터 잭슨은 어린 시절 킹콩 영화를 보고 자신이 제작할 꿈을 가지게 되었다고 했었다. 하지만 피터 잭슨의 이 킹콩을 본 어린 친구들은 나중에 그러한 꿈을 가질 수 있을까. 원작을 이미 뛰어넘게 제작한 이 영화를 보고 더 잘만들겠다고 각오를 하는 어린 친구가 과연 있을지. 잭슨씨, 너무한 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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