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목에서 착각을 해서 미국이 시리아에서 행한 중동 작전의 음모를 밝혀내는 것이라 생각하고 사실에 근거한 영화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진행되면서 고개가 갸웃거리는 의심스러운 설정들이 나타나 혼동스러웠다.
시리아가 아닌데…, 저런 사건이 정말 있었나?, 도대체 영화상의 시대가 몇년도이지?, 영화 속에 나오는 석유업체는 모르는데…, 엑슨 앤 모빌은 말하는 건 아닌데…,
이런 식의 여러 생각들이 머리에 떠올라 혼돈을 주었다. 그러다 영화가 끝나면서 올라오는 크레딧을 보면서 로버트 베이어란 작가의 “See No Evil”이란 소설이 원작이라는 것을 알고는 혼돈을 주었던 부분들이 정리가 되면서 영화를 되새김하게 하였다.
그랬더니 영화의 재미가 새롭게 느껴지게 되었다. 비록 내 착각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영화는 현실의 사건을 말하는 듯 현실적인 4부류의 인물 – CIA 고참 현장요원, 석유회사 법률자문 변호사, 중동 왕국의 왕자와 그 경제 자문위원, 파키스탄 자살특공대 – 들의 이야기를 각기 교차시키지 않으면서 마치 다큐멘터리 재연를 보는 듯한 현실적 연출이 놀라웠고 그러한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 하나의 사건으로 결론지어내는 결말 부분에 도달해서는 이 영화의 연출의 뛰어남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현실에 대한 냉철한 통찰력이 놀라웠다. 구구절절이 서구 이익집단에 의해 부(富)를 빼앗기는 중동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간결한 대화와 화면으로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석유를 둘러싼 이익쟁탈, 미국의 국익 우선주의, 이슬람 국가간의 불협화음, 파키스탄 난민, 중국의 경제 성장 제약 요인, 자살 특공대, 미국이 벌이는 테러 등 국익을 위해서 벌이는 미국과 중동의 현실을 냉철한 시선으로 보여주고 있다.
미국 영화이지만 오히려 현실을 통찰하는 시선으로 그려내었기 때문에 오히려 중동에 우호적이라 할 만큼의 영화였다. 최근 이란 사태를 볼 때 사회주의에 가까운 국가에서 종교인사가 아닌 인물이 국민의 투표로 대통령에 선출되어 민주주의로 가고 있는 이란에 정작 인권과 민주주의의 선봉에 선 미국이란 나라가 도움을 주기보다는 자국 석유산업에 지장을 주고 있어서 핵무기등의 벼라별 요인으로 탄압을 하는 이유도 이 영화에 나타나 있다.
액션 영화를 찍어서 돈을 만지게 된 맷 데이먼과 조지 클루니가 등장한다고 하여 그들의 액션을 기대했다면 많은 실망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현실에 대한 통찰력을 지켜 본다면 새로운 재미를 반드시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PS : 시리아나는 정식으로 존재하는 시리아라는 국가와는 관계없다고 한다. 맥스무비의 기사에서 설명한 바로는 “시리아나(Syriana)는 미국의 지식집단들이 중동지역을 자국의 이익에 따라 분할하여 지칭하는 용어. 타국의 국경까지도 마음대로 변경할 수 있으며 세계가 자기들의 손에서 좌지우지 된다고 생각하는 미국의 오만함을 전적으로 드러내는 단어이다.”라고 한다.